대구 운전문화를 고려할 때 자율주행자동차 도입이 시급하다. 그렇다면, 자율주행자동차에 대해서 시민들은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 그리고 자율주행자동차가 보급되면, 운전을 통해서 생계를 유지하는 근로자들의 수입은 어디서 보상받을 수 있을까

미래는 예측해야 하고 대비해야 한다. 필자는 '4차 산업혁명과 자치분권 시대'에서 4차 산업혁명은 최초로 예측하는 혁명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잘 준비한다면, 새로운 성장의 기로에 올라, 안정적인 주행을 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사회적 불안이 확산돼서 좋은 정책도 실행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물론, 정확한 예측은 할 수 없다. 하지만 시도하고 대비해야 한다. 정부가 그런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 당장의 표심에 눈이 멀어서 근시안적으로 대처하는 국가나 도시에 비전이 있을까 '‘기업가형 국가’에서는 국가가 공공부분에 있어서 민간부분이 담당하지 못하는 사업을 기꺼이 추진했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인터넷, 의학 연구 분야 등이다. 하지만 국가가 주도하는 모든 공공사업이 성공하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다음 선거 때문에 당장의 비판이 두려워서 도전하지 않고, 곁눈질하는 행동에는 한계가 있다. 선도도시가 되고 싶다면, 창조적인 생각이 있을 때 실험해야 한다.

자동차와 관련한 가장 창의적인 기업은 당연 테슬라이다. 테슬라는 일반적인 자동차 기업과는 다르게 첨단 IT 회사의 성지인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했다. 그리고 테슬라는 설립한지 20년이 채 못 됐는데, 시가총액 부분에 있어서 업계 1위이다.

미래 자동차 선도도시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걸맞은 상상력과 추진력이 있어야 한다. 전시회를 하고, 보조금을 많이 줘서 전기자동차 사용자 수를 늘리는 데 만족하면 안 된다. 미래의 청사진을 조금 더 진지하게 그려야 한다. 도시의 관점으로 보는 것이 필요하다. 도시의 특수한 관점이라 하더라도 보편적인 이해를 동반해야 한다. ‘제6의 물결’에서는 생산물은 지역적이지만, 정보는 국제적임을 말하면서 글로컬리제이션을 강조했다. 대구는 항상 접두어로 ‘국제’를 앞세우지만, 언어 이상의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미래 자동차’에 대한 추상적인 상상력을 현실 세계로 가져와야 한다. 그래서 시민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동시에 담당 공무원들의 이해 수준도 높여야 한다. 그래야만 원활한 지원이 가능하다.

‘늦어서 고마워’에서도 이 부분을 지적한다. 변화 속도의 증가와 적응 능력 사이에 불일치가 있음을 인정하면서, 입법자들과 지방자치단체들은 변화를 따라가려고 허둥거리지만, 기술 기업들은 낡은 법규 때문에 애를 태우고 있으며, 대중은 우왕좌왕할 뿐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새로운 기술에 적응하는 기간이 10-15년, 새로운 기술은 5-7년에 부상하는 데, 기술을 어떻게 규제할 수 있을 것인가라고 하면서 한탄한다. ‘기계와의 전쟁’에서도 현재 세계가 거대한 재구조화(Great Restructuring) 시대에 들어서고 있으며, 인간의 제도와 능력은 기술 발전 속도를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렇다면 이런 현상을 이해하고, 토론하는 과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필자가 경험한 ‘국제미래자동차엑스포’와 관련한 에피소드가 있어서 소개한다.

필 자 : (겸손하게) 안녕하세요 저는 제주도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에서 일했던 사람입니다. 대구에서 진행되는 ‘국제미래자동차엑스포’에 대해서 궁금해서요.

담당자 : (친절하게) 네. 어떤 것이 궁금하시죠

필 자 : (정겨운 목소리로) 예산 부분하고요, 어디서 어떻게 준비하는지 궁금합니다.

담당자 : (친절하게) 예산은 0000이고요, 전시는 엑스코에서, 콘퍼런스는 지능형자동차부품연구원에서 준비하고 있습니다.

필 자 : (대단하다고 생각하면서) 아, 그러면 이 모든 것을 담당자께서 조율하시는 거군요.

담당자 : (웃으면서) 제가 이 분야가 처음이라서.... 각 기관에서 알아서 잘 하고 있습니다. ㅎㅎ

담당자가 상당히 겸손했다. 그러나 현실이다(필자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국민의 인식과 공무원의 인식 수준이 현저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미래 자동차와 관련한 분야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큰 줄기여서, 4차 산업혁명 전체를 이해하지 못하고 부분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담당자는 겸손한 것이 아니라 친절했고, 솔직하게 잘 모른다고 답한 것이다. (다음 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