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비즈니스 > 마케팅/트렌드 [기획연재-창업체인지업(26)] 마케팅 혁신, 고객이 참여하면 성공한다 윤준식 기자 승인 2016.03.11 21:20 0 월드컵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붉은 악마’ 응원단이다. ‘붉은 악마’는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마케팅 돌파구를 찾고 있었던 SK텔레콤의 후원을 통해 국민적인 성원을 받을 정도로 성장했다. 그런데 그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고 보면 월드컵 못지않게 흥미진진하다. 월드컵 앞두고 수세에 몰린 SK텔레콤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SK텔레콤은 우리나라 이동통신의 선도업체이다. 국내 이동통신 사용자의 50%가량이 SK텔레콤의 가입자로 경쟁자들을 월등히 앞서고 있다. ‘011’이라는 번호로 시작하여 ‘017 신세기텔레콤’을 인수하며 이동통신의 강자가 되었는데, 단순히 합병을 통해 1위 업체가 된 것만은 아니다.경쟁사보다 비싼 요금제를 적용했지만, 우수한 통화품질로 프리미엄 상품을 사용하고 있다는 만족감을 심어준 것이 브랜드 인지도를 더욱 높여주었다. 이런 SK텔레콤의 자신감은 배우 한석규를 필두로 한 CF에서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라는 카피를 던질 정도로 표출되었다.그런데 2001년도에 SK텔레콤에 위기가 닥쳤다. 한국통신프리텔과 한국통신엠닷컴의 합병으로 거대 이동통신회사인 KTF가 출범하면서 업계 1위 자리를 넘겨주게 된다. 이어 2002년 한일월드컵 공식파트너의 지위도 KTF에 빼았기게 된다. 맹주의 자리를 놓친 SK텔레콤은 대대적인 마케팅의 전환점을 모색하는 상황이 되었다. 전략적 대안으로 응수하다월드컵 공식파트너의 지위는 월드컵과 관련한 모든 분야에서 선점우위를 차지하기 때문에 공식파트너가 아닌 기업들은 적극적인 마케팅 대안을 내놓기가 어렵다. SK텔레콤은 보다 근본적인 레벨에서 마케팅 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공식파트너인 경쟁사가 신경쓰지 못하는 부분을 공략하며 통합적 마케팅 과정에서 접근하고자 했다.그래서 월드컵 경기 자체보다는 ‘축구’에 대한 것에서 실마리를 찾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국가대표 축구팀의 공식 서포터즈인 ‘붉은 악마’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 당시만 해도 ‘붉은 악마’는 알려진 단체가 아니었다. 국가적인 행사를 앞두고 기업의 후원이 필요했는데 이런 점이 SK텔레콤의 필요와 맞아떨어진 것이다.SK텔레콤에선 ‘붉은 악마’를 통해 전국민 통합 커뮤니케이션을 구상할 수 있게 되었다. 이를 토대로 전 국민이 ‘12번째 선수’가 되자며 ‘4천만 붉은 악마 캠페인’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특히 ‘박수 다섯 번’, ‘오~필승 코리아!’를 주제로 한 2편의 CF가 먹혀들어가며 상황은 급격하게 반전되었다. 월드컵이 개막하며 응원의 열기는 거세어져 갔다. SK텔레콤은 이를 거리응원 형태로 유도하며 광화문 광장이 붉은 색으로 물드는 진풍경을 만들어 내기까지 했다. 이는 해외에 토픽으로 보도되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지금은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묻혀졌지만, 당시 외국인들이 한국을 ‘박수 다섯 번’과 ‘붉은 악마’로 인상지었을 정도로 대한민국의 쉽게 설명하는 상징이 되었던 것이다. 국민적 커뮤니케이션 - ‘붉은 악마’SK텔레콤의 ‘붉은 악마 캠페인’은 공익캠페인 형태로 진행되었다. 간단한 협찬문구 외에 SK텔레콤의 메시지는 빠졌지만 오히려 SK텔레콤이 고객이 마음 속에 형성한 이미지는 큰 것이었다.붉은 색의 옷과 응원도구, 응원구호와 응원가 모두가 SK텔레콤의 이미지가 되었다. 응원의 열기가 확산될수록 그 이미지는 크게 확산되었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광고 이상의 것을 만들고 환경을 조성했다. 공연과 문화행사를 만들고 응원하는 국민들에게 편의를 제공한 것도 컸다. 응원단 자체가 SK텔레콤을 연상하게 함으로써 월드컵 공식파트너였던 KTF는 ‘붉은 악마’의 열기에 가리워졌다. SK텔레콤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대표팀의 경기 결과에 실시간으로 대응해 대표팀의 승리를 염원하는 CF를 송출해 모든 국민의 공감대를 형성해 내는 데도 성공했다.월드컵을 정점으로 전면적인 대반격을 펼친 결과 SK텔레콤은 잠시 내주었던 1위 자리를 탈환하는데 성공한다. 이후 지금까지도 확고부동한 맹주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런 이야기야말로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에게는 월드컵보다 더욱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가 아닌가 한다. (※주: 자세한 내용은 당시의 프로젝트 매니저 이시혁의 “대한민국을 바꾼 마케팅”이라는 책을 참고하기 바란다.) 마음을 움직이는 근원에 동력을 공급하라이같은 ‘통합 커뮤니케이션의 성공’이 가능했던 이유가 무엇일까 필자는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깊게 파고 들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한 니즈(Needs; 수요) 너머에 있는 원츠(Wants; 고객이 진정으로 찾는 것)를 간파했기 때문이다.우리나라에서 처음 치루는 월드컵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감정은 무엇이었겠는가 그저 즐겁게 경기를 관전하는 것이 아니었다. 국가대표팀의 일원이 되어 경기에 참여할 수 없기에 서포터즈인 ‘붉은 악마’가 되어 응원으로 힘을 보태고 싶은 것이었다. 이런 마음의 근원적인 곳을 자극하고, 마음가는 움직이도록 동력을 공급한 것이 월드컵 캠페인의 성공으로 이어졌다. SK텔레콤은 국민들의 염원을 실현하는데 적극적으로 참여해 자사의 이미지를 심는데 성공했던 것이다. 이를 창업 혁신에 응용한다면 어떤 것을 생각해볼 수 있을까작년에 부산을 방문했다가 씨앗호떡으로 유명한 동네를 들른 적이 있었다. 포장마차가 줄지어 서있었는데 공교롭게도 모든 포장마차가 ‘원조’라는 간판을 붙이고 있었다. 누구나 알다시피 이런 경우 이들 모두가 ‘원조’일 확률은 거의 없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왔는데 빈손으로 돌아설 수 없어 그냥 아무 데서 씨앗호떡을 사면서 ‘정말 원조집은 억울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했다.여러분이 원조집 주인이라면 어떨까 서로 원조라 우기는 가운데 어떻게 해야 원조인 것을 증명하고 고객들이 줄을 잇게 만들 수 있을까 SK텔레콤의 ‘붉은 악마 캠페인’은 창업자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다. 그렇다고 ‘붉은 악마 캠페인’은 대기업이니까 가능한 것이라고 답한다면 곤란하다. 필자의 질문의도는 고객이 무엇을 경험하고 싶은가, 어떤 경험에서 만족하는가를 찾아보자는 것이다.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포항 소맥아줌마’나 ‘포항 소맥이모’를 검색하면 고객들이 여기저기 올린 동영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고객의 입장에서 볼 때 무엇이 느껴지는가 그렇다면 원조집에서 고객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겠다.이렇듯 마음을 움직이면 고객이 자발적으로 비즈니스에 협조한다. 고객이 고객을 데려오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남과 다른 나만의 차별점을 구별하여 경쟁우위를 만들어 준다. 창업자의 혁신도 이렇게 출발한다. 혁신을 위해 큰 투자를 할 수 없고 거대한 플랜을 짤 수 없는 창업자에게는 이렇게 작은 부분에서 시작하는 것이 더욱 현실적이다. 0 0 시사N라이프 윤준식 기자 newsnzine@sisa-n.com 윤준식 기자의 기사 더보기 <저작권자 ⓒ시사N라이프> 출처와 url을 동시 표기할 경우에만 재배포를 허용합니다.
월드컵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붉은 악마’ 응원단이다. ‘붉은 악마’는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마케팅 돌파구를 찾고 있었던 SK텔레콤의 후원을 통해 국민적인 성원을 받을 정도로 성장했다. 그런데 그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고 보면 월드컵 못지않게 흥미진진하다. 월드컵 앞두고 수세에 몰린 SK텔레콤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SK텔레콤은 우리나라 이동통신의 선도업체이다. 국내 이동통신 사용자의 50%가량이 SK텔레콤의 가입자로 경쟁자들을 월등히 앞서고 있다. ‘011’이라는 번호로 시작하여 ‘017 신세기텔레콤’을 인수하며 이동통신의 강자가 되었는데, 단순히 합병을 통해 1위 업체가 된 것만은 아니다.경쟁사보다 비싼 요금제를 적용했지만, 우수한 통화품질로 프리미엄 상품을 사용하고 있다는 만족감을 심어준 것이 브랜드 인지도를 더욱 높여주었다. 이런 SK텔레콤의 자신감은 배우 한석규를 필두로 한 CF에서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라는 카피를 던질 정도로 표출되었다.그런데 2001년도에 SK텔레콤에 위기가 닥쳤다. 한국통신프리텔과 한국통신엠닷컴의 합병으로 거대 이동통신회사인 KTF가 출범하면서 업계 1위 자리를 넘겨주게 된다. 이어 2002년 한일월드컵 공식파트너의 지위도 KTF에 빼았기게 된다. 맹주의 자리를 놓친 SK텔레콤은 대대적인 마케팅의 전환점을 모색하는 상황이 되었다. 전략적 대안으로 응수하다월드컵 공식파트너의 지위는 월드컵과 관련한 모든 분야에서 선점우위를 차지하기 때문에 공식파트너가 아닌 기업들은 적극적인 마케팅 대안을 내놓기가 어렵다. SK텔레콤은 보다 근본적인 레벨에서 마케팅 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공식파트너인 경쟁사가 신경쓰지 못하는 부분을 공략하며 통합적 마케팅 과정에서 접근하고자 했다.그래서 월드컵 경기 자체보다는 ‘축구’에 대한 것에서 실마리를 찾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국가대표 축구팀의 공식 서포터즈인 ‘붉은 악마’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 당시만 해도 ‘붉은 악마’는 알려진 단체가 아니었다. 국가적인 행사를 앞두고 기업의 후원이 필요했는데 이런 점이 SK텔레콤의 필요와 맞아떨어진 것이다.SK텔레콤에선 ‘붉은 악마’를 통해 전국민 통합 커뮤니케이션을 구상할 수 있게 되었다. 이를 토대로 전 국민이 ‘12번째 선수’가 되자며 ‘4천만 붉은 악마 캠페인’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특히 ‘박수 다섯 번’, ‘오~필승 코리아!’를 주제로 한 2편의 CF가 먹혀들어가며 상황은 급격하게 반전되었다. 월드컵이 개막하며 응원의 열기는 거세어져 갔다. SK텔레콤은 이를 거리응원 형태로 유도하며 광화문 광장이 붉은 색으로 물드는 진풍경을 만들어 내기까지 했다. 이는 해외에 토픽으로 보도되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지금은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묻혀졌지만, 당시 외국인들이 한국을 ‘박수 다섯 번’과 ‘붉은 악마’로 인상지었을 정도로 대한민국의 쉽게 설명하는 상징이 되었던 것이다. 국민적 커뮤니케이션 - ‘붉은 악마’SK텔레콤의 ‘붉은 악마 캠페인’은 공익캠페인 형태로 진행되었다. 간단한 협찬문구 외에 SK텔레콤의 메시지는 빠졌지만 오히려 SK텔레콤이 고객이 마음 속에 형성한 이미지는 큰 것이었다.붉은 색의 옷과 응원도구, 응원구호와 응원가 모두가 SK텔레콤의 이미지가 되었다. 응원의 열기가 확산될수록 그 이미지는 크게 확산되었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광고 이상의 것을 만들고 환경을 조성했다. 공연과 문화행사를 만들고 응원하는 국민들에게 편의를 제공한 것도 컸다. 응원단 자체가 SK텔레콤을 연상하게 함으로써 월드컵 공식파트너였던 KTF는 ‘붉은 악마’의 열기에 가리워졌다. SK텔레콤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대표팀의 경기 결과에 실시간으로 대응해 대표팀의 승리를 염원하는 CF를 송출해 모든 국민의 공감대를 형성해 내는 데도 성공했다.월드컵을 정점으로 전면적인 대반격을 펼친 결과 SK텔레콤은 잠시 내주었던 1위 자리를 탈환하는데 성공한다. 이후 지금까지도 확고부동한 맹주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런 이야기야말로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에게는 월드컵보다 더욱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가 아닌가 한다. (※주: 자세한 내용은 당시의 프로젝트 매니저 이시혁의 “대한민국을 바꾼 마케팅”이라는 책을 참고하기 바란다.) 마음을 움직이는 근원에 동력을 공급하라이같은 ‘통합 커뮤니케이션의 성공’이 가능했던 이유가 무엇일까 필자는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깊게 파고 들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한 니즈(Needs; 수요) 너머에 있는 원츠(Wants; 고객이 진정으로 찾는 것)를 간파했기 때문이다.우리나라에서 처음 치루는 월드컵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감정은 무엇이었겠는가 그저 즐겁게 경기를 관전하는 것이 아니었다. 국가대표팀의 일원이 되어 경기에 참여할 수 없기에 서포터즈인 ‘붉은 악마’가 되어 응원으로 힘을 보태고 싶은 것이었다. 이런 마음의 근원적인 곳을 자극하고, 마음가는 움직이도록 동력을 공급한 것이 월드컵 캠페인의 성공으로 이어졌다. SK텔레콤은 국민들의 염원을 실현하는데 적극적으로 참여해 자사의 이미지를 심는데 성공했던 것이다. 이를 창업 혁신에 응용한다면 어떤 것을 생각해볼 수 있을까작년에 부산을 방문했다가 씨앗호떡으로 유명한 동네를 들른 적이 있었다. 포장마차가 줄지어 서있었는데 공교롭게도 모든 포장마차가 ‘원조’라는 간판을 붙이고 있었다. 누구나 알다시피 이런 경우 이들 모두가 ‘원조’일 확률은 거의 없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왔는데 빈손으로 돌아설 수 없어 그냥 아무 데서 씨앗호떡을 사면서 ‘정말 원조집은 억울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했다.여러분이 원조집 주인이라면 어떨까 서로 원조라 우기는 가운데 어떻게 해야 원조인 것을 증명하고 고객들이 줄을 잇게 만들 수 있을까 SK텔레콤의 ‘붉은 악마 캠페인’은 창업자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다. 그렇다고 ‘붉은 악마 캠페인’은 대기업이니까 가능한 것이라고 답한다면 곤란하다. 필자의 질문의도는 고객이 무엇을 경험하고 싶은가, 어떤 경험에서 만족하는가를 찾아보자는 것이다.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포항 소맥아줌마’나 ‘포항 소맥이모’를 검색하면 고객들이 여기저기 올린 동영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고객의 입장에서 볼 때 무엇이 느껴지는가 그렇다면 원조집에서 고객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겠다.이렇듯 마음을 움직이면 고객이 자발적으로 비즈니스에 협조한다. 고객이 고객을 데려오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남과 다른 나만의 차별점을 구별하여 경쟁우위를 만들어 준다. 창업자의 혁신도 이렇게 출발한다. 혁신을 위해 큰 투자를 할 수 없고 거대한 플랜을 짤 수 없는 창업자에게는 이렇게 작은 부분에서 시작하는 것이 더욱 현실적이다. 0 0 시사N라이프 윤준식 기자 newsnzine@sisa-n.com 윤준식 기자의 기사 더보기 <저작권자 ⓒ시사N라이프> 출처와 url을 동시 표기할 경우에만 재배포를 허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