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실현, 조직혁신, 기업혁신, 기업가 정신은 인간본성과 관련이 있다. 인하프라임 경영연구소 이경환 이사장은 이 주제를 20년간 경영학과 다양한 인문학의 경계를 넘나들며 연구했다. 그 결과 PASD라는 분석틀을 만들어냈고, 자아실현과 혁신을 가능케 하는 프로세스를 제시하는데 성공했다. 시사N라이프과의 장시간 진행된 인터뷰 전문을 독자 여러분께 연재 형태로 전한다. 오늘은 그 두 번째 시간이다. (이 기사는 제휴매체인 웰뉴스를 통해서도 동시게재될 예정이다.)
▲ 연구 중인 이경환 이사장. 서울공대 응용수학과를 나와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와 박사를 마쳤다. 자아실현을 위한 인간 본연을 연구하며 심리학을 비롯, 다양한 학문의 영역을 넘나드는 경계를 초월한 융복합형 연구성과를 달성했다. ⓒ 윤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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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N라이프: 수많은자기계발서들이 ‘자아실현’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만, ‘자아실현’이라는 게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가능한지 명쾌한 답변은 아직 없는 것 같습니다. ‘자아실현’에 대해 구체적으로 파고들어 본다면 어떤 내용일까요
☞ 이경환 이사장: ‘자아실현’은인간 중심의 심리학, 즉 인본주의 심리학을 주장한 학자들에 의해 많이 연구된 개념입니다. 대표적인 학자가 매슬로우와 로저스인데, 매슬로우는 인간의 욕구 5단계의 마지막 단계를 자아실현이라고 보았고, 로저스는 삶의 궁극적인 목적을 자아실현이라고 보았죠. 인본주의 심리학자들은 모든 인간은 이미 태어날 때부터 ‘자아실현의 경향성’을 갖고 태어난다고 봅니다.
▶ 시사N라이프: 가장 고차원적인 욕구이자, 삶의 궁극적 목적이 자아실현이라는 말씀인데요, 그런데 어떤 사람은 자아실현을 하고 어떤 사람은 자아실현을 못 하잖아요
☞ 이경환 이사장: 자아실현의 경향성 자체는 생득적인 것이지만, 성장 과정에서 이러한 경향성이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이 축소되기 때문입니다. 매슬로우는 자아실현 경향성이 모두에게 주어지고, 이것이 인간으로 하여금 스스로 육체적, 심리적, 정신적으로 최고가 되려는 욕망을 계속 만들어낸다고 보았습니다. 하지만 생의 과정에서 발생되는 방어적인 태도들 때문에 자아실현 경향성이 충분히 발휘되지 못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로저스는 이 점에 주목해 사람이 자신의 심리적 방어막을 스스로 걷어내야만 자아실현을 해낼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 시사N라이프: 그렇다면 그런 심리적 방어막을 걷어내고, 자아실현 경향성을 충분히 발휘하기 위해 필요한 자질은 무엇일까요
☞ 이경환 이사장: 창의성이라고 봅니다. 인본주의 심리학자들의 주장에 초점을 맞추어 자아실현 경향성의 본질이 뭘까에 대하여 연구를 해봤더니, 그 깊은 곳에 인간의 창의성이 있더군요. 그러니까 자아실현 경향성이 개방되면 창의성이 발휘되어 창의적으로 뭔가를 만들어내는데 반해, 자아실현 경향성이 개방이 안 되면 창의능력이 나타나지 않는 거예요.
▶ 시사N라이프: 창의 능력의 유무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 이경환 이사장: 중, 고등학교를 다닐 때 수학시간에 선생님이 문제를 하나 풀어주고 응용문제를 내잖아요. 그 때 옆 사람은 응용문제를 잘 푸는데 나는 안 될 수가 있습니다. 창의능력이 개발된 사람은 응용문제를 잘 풀어요. 또한 일반적으로 창의력 하면 기발한 것, 새로운 것이라고만 생각을 하지만, 창의능력이 가장 필요한 부분이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이예요. 주어진 여건이 바뀌었을 때도 자기가 가지고 있는 지식을 응용해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창의능력에서 나오는 겁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같은 일을 해도 같은 지식을 가지고 있어도 창의능력이 개발된 사람은 응용능력의 폭이 굉장히 넓어지는 거죠. 창의력을 통해 자아실현 경향성이 확장되고, 그것이 자아실현으로 완성되는 것입니다.
▶ 시사N라이프: 그렇다면 자아실현 경향성은 무엇을 통해 개방된다고 보십니까
☞ 이경환 이사장: 자아실현 경향성의 개방은 우리의 집중적인 연구 분야였습니다. 외국인 학생들을 포함해 우리 학생들과 기업들을 대상으로 수많은 연구를 진행했고, 그 결과 지식만큼이나 창의능력을 개발할 수 있는 방법을 보급하는 것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 분야를 연구한 학자들은 “지식이 많을수록 창의능력 개방이 방해를 받는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니까 지금 현재 우리 학생들이 받고 있는 주입식 입시교육은 학생들 창의능력을 방해하는 거죠. 이 부분에 대하여는 추후 학생들에게 실제로 적용된 자료를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흥미로우실 겁니다.
▶ 시사N라이프: 저서를 살펴보니“자아실현 경향성을 선천적인 것”으로 말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선천적으로 자아실현 경향성을 갖지 못한 사람은 자아실현이 불가능한 것인가요 이에 대한 이사장님의 견해와 해법을 듣고 싶습니다.
☞ 이경환 이사장: 자아실현 경향성은 선천적인 건데 개방된 사람도 있고, 개방 안 된 사람이 있다는 얘기죠.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이 사람이 어느 정도 개방돼 있는지를 진단하고 개방시키는 방법을 알려주는 겁니다. 그게 이 책의 핵심 내용입니다.
▶ 시사N라이프: 조금 아까도 창의능력을 언급하셨는데요
☞ 이경환 이사장: 창의성은 크게 다섯 가지가 있어요. 첫째는 ‘독창성’입니다. ‘독창성’은 없는 것을 만들어 내는 겁니다. 세상에 없던 것을 발명하는 것도 독창성이고 세상에 이미 있었지만 아무도 몰랐던 것을 찾아내는 ‘발견’도 독창성입니다.
두 번째는 ‘차별적 창의성’입니다. 애플하고 삼성하고 엘지의 폰이 다르죠. 이게 차별적 창의성에서 나온 거예요.
세 번째 창의성은 ‘공감적 창의성’이에요. 독창성만 추구하다보면 공감성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기존에 없던 것은 다른 사람의 공감을 받아내기 어렵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 공감적 창의성은 상대방의 공감을 얻어내는 프로세스를 만들어내요. 독창성과 공감적 창의성이 결합이 되면, ‘공감할 수 있는 새로운 것’이 나오죠. 이게 공감적 창의성입니다.
네 번째 창의성은 ‘리더적 창의성’입니다. 1등을 목표로 하는 기업가정신, 이런 것들이 모두 리더적 창의성입니다.
마지막 다섯번째 창의성은 ‘적응적 창의성’입니다. 저희가 연구한 바에 의하면 이 다섯 가지가 다 개발된 사람이 있고 개발이 전혀 안된 사람이 있어요. 만약 이 다섯 가지가 다 개발이 되면 이 사람은 자아실현형 인간이 되는 거에요.
▶ 시사N라이프: 실제 교육 현장에서는 이 다섯 가지 창의성이 어떻게 교육되고 있습니까.
☞ 이경환 이사장: 학교 선생님들하고 이야기해보면 선생님들이 생각하시는 창의성은 주로 ‘독창적 창의성’에 국한됩니다. 하지만 다른 종류의 창의성들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새로운 것을 하도록 하는 독창적 창의성만이 아니라, 새로이 만들어낸 것을 다른 사람들이 공감하도록 하는 공감적 창의성과, 그렇게 만든 것을 가지고 앞서 나가도록 해주는 리더적 창의성까지 고루 계발돼야 최상의 성과를 낼 수가 있죠.
현행 교육과정에서의 창의성 교육 프로그램은 주로 학력에 맞추어 진행이 됩니다. 그런데 창의성 개발도 사람마다 다 달라요. 그렇다면 다섯 가지 창의성 중 특정한 부분이 부족한 학생들을 모아서 그 부분을 교육해야 효과적일 텐데 그렇지 않다는 점이 안타깝습니다.
▶ 시사N라이프: 어떻게 해야 이런 부분을 교육현장에서 극복될 수 있을까요
☞ 이경환 이사장: 우선 창의성에도 다섯 영역이 있다는 전제부터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 연구를 가지고 실제 교육현장에 나가봤더니 대부분의 교사들이 제가 말씀 드리는 이 내용 자체를 모르고 계셨습니다. 또한 창의성을 교육하는 선생님들의 창의성이 개방돼 있어야 합니다. 일선학교에서 나름의 진단을 해 본 결과로는 창의성이 개발된 교사들이 극소수였습니다. 이렇게 해서는 제대로 된 창의성 교육이 이뤄지기 어렵겠죠.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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