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거인'은 내부에 있었다

조연호 작가의 <한국 교회가 살아야 한국이 산다> (32)

조연호 전문위원 승인 2019.07.19 11:11 의견 0

《진격의 거인》은 바로 내부에 있었다

교회는 세상 속에서 영적인 인간으로 남기 위한 최후의 시공간이 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미 교회는 세속화가 충분히 진행하고 있어서 언제  방어벽이 무너질지 모른다.

<진격의 거인>이라는 애니메이션이 있는데, 거인들의 공격을 막기 위해서 삼중 장벽을 굳게 건설해서 거인들이 인간 세상으로 넘어오는 것을 막고 그들의 움직임을 살핀다. 그러던 어느 날 장벽이 무너지고 거인들이 진격한다. 10M가 넘는 거인들은 오직 인간만 잡아먹는데, 속수무책으로 당하던 인간들은 멸망의 위기에 놓이게 된다.

더 충격적인 것은 진격의 거인을 막아서는 특공대원들 중에는 자신도 모르게 거인으로 변하기도 하고, 50M 방어벽을 무너뜨린 거인도 이 중에 있다. 결론적으로 정말 무서운 적은 외부의 적이 아니라 내부의 적이었던 셈이다.  

<진격의 거인>은 외부의 적을 막아서기 위한 수동적인 방법으로 방어벽을 세웠으나 그 한계가 드러나서 거인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 모습은 새로운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는 교회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교회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지금과 같은 장벽으로 교회의 기득권을 유지하거나 보호하기 힘들 것이다. 이미, 교회학교에 출석하는 청소년들의 숫자가 계속 줄어들고 있으며, 더 충격적인 건 출석하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신앙적인 질문에 대한 응답을 살펴봐도 긍정적으로 답하는 청소년들의 비율이 낮다는 것이다. 가장 기초적인 질문인 구원의 확신에 대한 질문에 십 중 팔 구가 부정적이다.

즉, 청소년들이 교회에 다니는 이유는 부모에 의해서 혹은 관성인 것이다. 청년부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대부분 교회의 청년부는 고등학교 졸업 후부터 결혼 전까지의 성도를 대상으로 하는데, 일단 대학교에 입학하지 못한 성도들은 자연스럽게 청년부에 참석하지 않는다. 대학에 입학한 청년들도 학교 일과 교회 일이 겹쳤을 경우 학교 일에 우선순위를 둔다.

대학교에 입학하기 위해서 그동안 공부만 했으니, 당연한 일이다. 아울러 대학 입시로 인해 중고등부 수련회는 소수의 인원만 참여하는 실정이다. 특히, 학업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의 참여가 더 저조하고, 목회자나 장로들의 자녀들도 잘 참여하지 않는다. 필자가 청년 시절에 다녔던 교회도 마찬가지였다.

간혹 누군가가 “왜 장로님 따님은 수련회에 안 가죠?”라고 용기내서 물으면, “학교에서 못 가게 하는데 어떻게 하나?”라고 변명하듯이 대답했다. 과거에는 교회에 열심히 출석하면 학생들에게는 합격을, 취업을 준비하는 자들에게는 직장을 준다고 설교했지만, 현재는 그렇지 못함을 장로들과 목사들이 인정하고 있는 셈이다.

조금 다르게 생각해 보면, 목회자와 장로라는 직책으로 열심히 교회를 섬김에도 불구하고 자녀들이 좋은 대학교에 입학하지 못한다면, 다른 성도들에게 득 될 게 없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른다. 아니면, 자녀들의 대입 실패는 그들 스스로 권위가 서지 않는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교회의 대표적인 직분자들이 기복신앙에 얽매여 있음을 보여주는 단편적인 사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