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국 황제의 식탁>展 - 한식 국빈 연회상에서 엿보는 자주독립 의지

김혜령 기자 승인 2019.09.20 11:53 의견 0

문화재청 덕수궁관리소는 9월 21일부터 11월 24일까지 덕수궁 석조전 대한제국역사관 1층 전시실에서 ‘대한제국 황제의 식탁’ 특별전을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석조전 대한제국역사관의 연차 기획전시인 ‘황제의 의衣·식食·주住’ 중 두 번째 특별전이다.

지난해 10월에는 ‘의衣’를 주제로 한 ‘대한제국 황제 복식’을 소개한 데 이어 올해에는 ‘식(食)’을 주제로 대한제국 황실의 음식문화를 다룬다.

서양 식문화의 도입으로 인해 황제에게 올리는 상차림의 변화와 대한제국이 지향한 근대의 모습을 음식을 통해 조명한다.

대한제국 시기에 외국인이 참석하는 연회에는 서양식 코스요리가 제공되었다고 알려져 있었지만, 이번 전시에서는 황제가 주최하고 참석한 경우에 제공된 음식이 ‘한식’임을 확인할 수 있다.

고종이 대한제국을 선포하면서 내세운 구본신참(옛것을 유지하며 새것을 받아들임)의 개혁 방향이 반영된 대한제국 국빈 연회 상차림이 공개된다.

고종이 대한제국을 방문한 국빈을 위해 준비했던 오찬 메뉴판(食單)도 최초 공개된다.

고종은 일본의 대한제국 병탄 저지를 위해 다양한 외교적 노력을 위해 미국의 아시아 순방단을 초청했다.

114년 전 오늘인 1905년 9월 20일에는 순방단 일원인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의 딸 앨리스 루스벨트 일행과 오찬을 가졌다.

1934년에 출간된 앨리스 루즈밸트의 자서전 <혼잡의 시간들>에 나온 대한제국 황실 오찬 식단의 기록(미국 뉴욕 공공도서관 소장)에서 고종이 ‘한식’을 대접한 사실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대한제국 국빈을 위한 오찬의 메뉴판(食單)에 표기된 음식들을 전체 다 재현해낸 것은 처음 있는 일로 미국 뉴욕 공공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던 대한제국 황실 오찬 메뉴판 기록이 발견되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 식단은 대한제국의 연회 음식이 서양식이었다는 견해를 뒤집는 사료적 가치가 있는 자료로서 뒷면에는 이번이 황제가 여성과 공식적으로 처음 식사한 자리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오찬의 음식들은 1902년 고종의 망륙(51세)을 기념한 임인진연(壬寅進宴)이나 고종과 순종의 탄일상에 올렸던 음식 중에서 선택하였고 17가지 요리와 3가지 장류(총 20가지)로 구성하였다.

특별전에는 고종의 탄일상에 올린 음식을 기록한 발기(發記), 손탁의 서명이 있는 동의서, 황실 연회 초청장, 고종이 앨리스 루스벨트에게 하사한 고종과 순종의 어사진, 이화문 그릇 등도 최초로 공개된다.

또한, 전통 연회에서 황제에게 진상한 음식과 황제가 외국 국빈에게 대접한 연회 음식을 유물과 사진, 문헌기록 등을 참고해 고증을 거쳐 재현하고, 전 과정을 촬영한 영상물을 상영한다.

전시 내용의 이해를 돕는 연계 프로그램으로 대한제국 국빈 연회 음식을 만들어 보는 요리 수업과 대한제국기 식문화에 대한 특별 강연도 들을 수 있다.

(문화재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