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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인터뷰어가 된 사회복지사 - 조형준

(밀레니얼 기획) "사회복지 100인의 인터뷰"를 통해 이야기하는 사회복지

윤준식 기자 승인 2020.11.03 16:30 | 최종 수정 2020.11.03 16:31 의견 0

보통 인터뷰라 하면 신문이나 방송에서 기자나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취재행위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인터뷰는 저널리즘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이미 면접, 회의, 사례조사 등 다양한 분야에 인터뷰 기법이 활용되고 있어 인터뷰 기법은 널리 보편적으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의 등장과 발전은 시민 저널리즘을 가능하게 했고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인터뷰 콘텐츠를 통해 다양한 이야기를 공론의 장에 내놓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밀레니얼 기획 첫번째로 소개하는 인물은 "사회복지 100인의 인터뷰"라는 테마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조형준 사회복지사다. 글쓰기의 즐거운 경험으로 출발해 사회복지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고 전하겠다는 취지로 개인적인 인터뷰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https://brunch.co.kr/magazine/swst100) 처음에는 인터뷰 내용이 중요하게 여겨졌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인터뷰 과정에서의 만남과 연결의 소중함이 더 컸다. 

<사회복지 100인의 인터뷰> 조형준 사회복지사  (조형준 제공)

▶100인의 인터뷰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조형준 사회복지사: 사회복지를 전공했는데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사회복지가 뭔지 알고 싶었다. 2011년 장애인 복지관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했는데 중증장애인과 함께하는 캠프를 다녀와서 기관지에 캠프 후기를 올렸다. 그런데 이 후기를 어르신들과 보호자분들이 보시고 “(우리 이야기를) 잘 써줘서 고맙다”, “이런 내용이 있는 줄 몰랐다”며 한마디씩 해줬다. 그 때 반응이 재밌다고 생각하면서 막연하게 사회복지 현장에 대한 이야기를 글로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대외활동으로 인터뷰 활동을 해봤던 경험을 살려서 뭔가 할 수 없을까 고민하다가 인터뷰 기획을 하게 됐다.

▶이미 100명의 인터뷰는 끝난 것 같은데, 인터뷰를 계속 이어나가는 이유가 궁금하다.

A: 이미 2017년에 100명의 인터뷰를 채웠다. 아직 편집하지 못한 인터뷰까지 포함하면 250명의 인터뷰가 준비됐다. 100의 인터뷰를 채운 이후, 에필로그 삼아 책으로 출판한다든지 하는 작업을 하려고 했는데, 계속 인터뷰를 신청하는 분들이 있었다. 또 인터뷰 내용을 보신 분들도 “100이라는 숫자에 의미가 있는 게 아니라면 이 일을 계속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스스로도 이 일에 매력을 느껴 고민한 끝에 지역 사회에 있는 이웃들의 이야기를 발굴하자는 취지로 계속 이어나가자고 결심했다. 또 사회복지가 아닌 다양한 분야에 계신 분들 중에서도 사회공헌이나 사회복지에 대해 관심 갖고 계신 분들이 많아 그런 분들의 이야기도 계속 듣고 싶었다.

어린이들과 프로그램을 진행중인 조형준 사회복지사  (조형준 제공)

한편으로는 이 일을 통해 복지에 대한 이미지를 바꿔보고 싶은 것도 있다. 꼭 인터뷰는 아니더라도 사회복지나 사회복지사를 주제로 하는 책이나 드라마 같은 콘텐츠를 만들어 보고 싶었다. 그러려면 소재나 이야기가 많아야 하지 않나? 그런 의미에서 이 인터뷰가 도움이 된다. 

또 일반적으로 사회복지라 하면 힘든 일, 누군가를 도와주는 일이라는 개념이 강한데 꼭 그렇지만도 않다. 일방적으로 사회복지사가 무언가를 주는 것도 아니고 무조건 어려운 사람만 돕는 일도 아니다. 매체에서 보여주는 게 어려운 이웃을 찾아가 도와주는 일들인데 물론 이런 일도 사회복지사의 역할 중 하나이지만,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복지업무도 많다. 

조심스런 말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내가 가진 것을 누군가에게 나누어주고 또 그 누군가는 다른 누군가에게 나누어주는 선순환 구조가 복지“라고 본다. 무조건 많이 가진 자가 부족한 자에게 나눠준다는 개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사회복지에 대해 일반적으로 고정된 인식들을 바꿔보고 싶었다.

인터뷰이들이 네트워킹 파티로 모였다.  (조형준 제공)

▶이 인터뷰가 서로를 잇는 소통의 역할도 할 것 같다.

A: 1년에 한 번씩 인터뷰 했던 분들과 인터뷰를 읽으신 분들이 모이는 네트워킹 파티를 한다. 정말 생각지도 못한 분들이 많이 오신다. 이런 점에서 소통의 역할도 하고 있구나 싶다.

▶인터뷰 기획과 진행을 혼자 해나가는 게 어렵지는 않은지...

A: 혼자 섭외하고 취재하고 편집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다. 그러다보니 인터뷰이에게 양해를 많이 구하는 편인데 대부분 이해를 해준다. 사회복지 업계에 있는 분들을 인터뷰하다 보니 조직에 속해있어 인터뷰를 어려워하시는 분들도 있고, 자신이 대단하다 여겨지지 않는데 인터뷰를 한다는 것에 부담스러워 하시기도 한다. 그래서 인터뷰를 했음에도 올리지 못한 원고도 있고, 직전에 만남이 무산되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는 조금 아쉽다. 사실 꼭 사회복지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어도 된다. 사회복지사들이 살아가는 자체가 복지라고 보기 때문에 편하게 생각하고 인터뷰에 응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금의 인터뷰는 언제까지 진행할 계획인지 궁금하다.

A: 처음에는 요청하는 인터뷰였지만, 지금은 대체로 인터뷰이가 인터뷰를 요청하는 방식이다. 처음에 이렇게 한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네가 사회적으로 영향을 주는 사람도 아닌데 누가 네게 인터뷰 신청을 하겠느냐?”면서 성공할 수 없다고들 했다. 보통은 인터뷰어가 인터뷰를 요청하지 않나? 그런데 그런 거 개의치 않고 내가 알고 싶고 재미있으니까 계속 했다. 그러다 보니 인터뷰 요청이 계속 들어온다. 아마도 신청이 끊어지지 않는 한 계속 이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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