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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분권_이야기(30)] ‘좋은 디지털네이티브’가 되자!

3부: 미래 지방분권 시대의 주민은 청소년 #07

조연호 전문위원 승인 2022.11.07 00:00 | 최종 수정 2022.11.11 00:31 의견 0


현재 청소년은 아마도 ‘포스트 디지털네이티브’ 혹은 ‘디지털네이티브3.0세대’로 불릴 것입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시대를 기점으로 ‘C세대’라고 표현하는 사람도 종종 있습니다. 코로나 세대라라는 것이죠. 어떤 시대도 질병과 세대를 결합한 적 없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굉장히 비정상적인 구분입니다.

그런데 C세대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주장의 핵심은 심화된 디지털화입니다. 즉,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서 디지털화가 더 심화·발전했다는 의미입니다. 구체적으로 메타버스 등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환경의 개발과 발전이 핵심이었습니다. 저는 심화된 디지털화에 동의하면서 ‘뉴디지털화’라는 표현을 제안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세대를 ‘디지털네이티브3.0세대’로 이해하고요.

청소년들이 살아야 할 시대의 ‘디지털화’는 자연스러운 일상입니다. 현재도 생활 속에서 ‘디지털화’를 떼려야 뗄 수 없는 상황입니다. 디지털화라는 말 자체를 굳이 사용하지 않는 순간이 올 것입니다. 현 디지털네이티브 세대가 카메라와 디지털카메라를 구분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죠.

게다가 메타버스의 확대와 발전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가상세계와 실재세계의 구분도 희미해질 거라고 하니까,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구분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가 될 날도 멀지않은 듯합니다. 디지털화의 발전은 실생활에 엄청난 편리함을 가져다 줄 것입니다. IoT(internet of Things)가 확대되고 발전해서 EoT(Every of Things) 수준이 되면 현재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편리한 세상을 상상해 볼 수 있습니다.

물론, 해킹 등의 위협이 있을 수 있습니다. 미래를 디스토피아로 묘사하는 영화 《업그레이드》, 《터미네이터》 등을 보면 디지털화의 편리성 이면의 해악을 잘 담고 있습니다. 무조건 긍정적인 점만을 부각시키는 것도 문제지만, 그렇다고 해서 발생하지 않은 문제를 미리 걱정해서 발전할 가능성을 제한하는 것도 어리석은 일입니다. 위협 요소를 미리 생각하고 있다면, 대책을 마련하는 게 맞지,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랴?’라는 속담처럼 좋은 일을 하는데, 사소한 문제가 발생한다고 해서 실행하지 않는 것은 더 어리석은 짓이겠죠?

현재 이십대는 디지털네이티브로 불리고 있습니다. 태어나서부터 디지털화를 경험했으니, 굳이 아날로그와 구별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누린 디지털화는 ‘디지털카메라’, ‘태블릿’, ‘스마트폰’ 등 주로 하드웨어였습니다. 이후에 디지털 플랫폼으로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콘텐츠를 생산하고 소비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도 등장해서 디지털화가 더 심화됐습니다. 그런데 현재 십대는 이십대와 또 다릅니다.

우선 이들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충분히 보급된 세상에 태어났습니다. 이들은 TV 프로그램보다는 유튜브를 더 많이 시청하면서 성장했고, 태어나자마자 스마트폰과 태블릿이 이미 존재했기에(아마 신생아 때부터 경험하며 살았을 것입니다) 이런 디지털 기기의 편리함을 전혀 느끼지 못합니다. 당연한 필수품으로 여기는 것이죠. 학습 방법으로도 온라인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코로나19 펜데믹 상황 속에서 학교에 나가지 않고 영상 수업으로 대체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니 현재 이십대와 비교할 때 생활에 더 밀착된 디지털화를 경험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디지털네이티브2.0세대가 아날로그 형태를 바탕으로 점차 확대되고 발전하는 디지털 문화를 누렸다면, 디지털네이티브3.0세대는 디지털 문화를 누리면서 아날로그에 관심을 두는 형태입니다.

‘리트로(retro)’라는 단어가 등장했다가 얼마 전부터는 아예 ‘뉴트로(newtro)’로 대체했습니다. 물론, 과거에도 ‘복고(復古)’가 유행일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큰 틀에서 세상은 여전히 아날로그 시대였고, ‘원자’의 시대였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원자가 아닌 ‘비트’의 시대입니다. 따라서 과거의 콘텐츠를 원자화해서 끄집어내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화해서 새롭게 즐깁니다. 그러니 뉴트로라는 단어가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분명 과거와 다른 새로운 ‘복고’니까요. 복고는 그냥 냄새일 뿐, 실제로는 디지털화라는 메인 요리에 아날로그라는 향신료를 뿌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가상세계에 대한 이슈가 떠오르면서 디지털네이티브3.0세대는 현실보다 가상 세계에 더 익숙한 세대가 된 듯합니다. 그야말로 영화 속에서나 봤던 일들이 현실화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새로운 현실의 주체가 바로 새로운 디지털네이티브3.0 세대이고요.

잠시, 이전 디지털네이티브 세대와 관련한 평가를 해보겠습니다. 이전 디지털네이티브 세대와 관련해서는 다양한 연구가 진행됐고, 그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득과 실을 따지면 백중(伯仲)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최근에 등장하는 연구 결과, 특히 청소년 교육과 관련한 부분에서는 부정적인 수치가 더 많습니다.

만프레드 슈피처의 『노모 포비아 스마트폰이 없는 공포』에서는 스마트 기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학교 학생들의 학력이 저하된 현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디지털플랫폼과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학습 효과가 기존 교과서와 칠판을 활용할 때보다 좋지 않다는 것이죠.

아울러 성조숙증, 폭력적인 성향 등이 늘어나고 있는데, 대체로 디지털콘텐츠를 많이 접하면서 증가했다는 게 정설로 자리 잡은 듯합니다. 하지만, 이런 문제점은 처음에는 예상하지 못한 부분이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청소년들의 스마트 기기 활용을 잘 관리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일탈적 행동을 예방할 수 있는 조치들을 제도적으로 잘 정리한다면,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아무리 공기가 나쁘다고 하더라도 숨을 쉬지 않으면 살 수 없습니다. 단, 공기를 정화하기 위한 노력은 꾸준히 합니다. 마찬가지로 디지털 세계를 살아가야 할 청소년들에게 디지털 기기 등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은 현실성이 없습니다. 올바로 사용하는 방법을 교육하고, 자율적으로 통제할 수 있도록 계속 권면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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