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그렇다면 글쓰기의 진입장벽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진입장벽 앞에서 머뭇거리지 않도록 하는 지속적인 '동기부여'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지속적인 동기부여가 가능할까요 좋은 스승과 좋은 동료가 이때부터 필요합니다.다양한 글쓰기 교육이나 코칭 프로그램은 이 시점에서 큰 도움이 됩니다.
잠시 곁길로 새는 이야기를 드릴게요. 글쓰기, 책쓰기 교육과정의 효과에 대해 의문을 품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있는데, 저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실제 교육을 받아보신 분들 중에는 실효성이 없다고 주장하는 분이 계십니다. 그런데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는 분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씀이 있습니다. 강사가 자기 지식자랑만 한다는 겁니다. 실제 글쓰기에 도움이 될 실습으로 들어가면 별다른 내용이 없다는 겁니다.
실제로 이런 실망감 때문에 교육과 코칭을 주관한 주최 측을 고소하고 소송까지 불사한 사건도 있었어요.
기껏 한다는 게 내가 쓰려는 내용과 경쟁이 될 만한 도서를 참고해 제목과 목차나 잡게 하고, 글쓰기 훈련도 남의 책 베껴쓰기나 시킨다면서 그런 정도의 수준이라면 뭐하러 시간 내고 큰 돈을 내서 배우냐는 거죠.
네. 맞습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고, 어떤 면에선 별 볼 일 없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저술에 성공한 모든 작가들은 그 별 볼 일 없는 내용을 매일 반복한 겁니다. 그들이 책 한 권을 낼 때까지 멈추지 않고 글을 썼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으실 겁니다. 글쓰기, 책쓰기 교육과 코칭도 마찬가지입니다.
실제로 저의 경우도 글쓰기 강의를 요청받아 가보면 딜레마에 빠지곤 합니다.글을 써 나가는 게 중요한데, 강의장에서는 강의 자체가 중요해지곤 하거든요.
더 좋은 글을 쓰는 법, 글을 잘 써내는 법을 가르쳐주기를 바라시지만, 어느 정도의 필력이 붙기 전에는 가르쳐 드릴게 없습니다. 또한 필력이 붙을 즈음에는 스스로 터득하며 길을 찾아가시기 때문에 더더욱 가르쳐 드릴게 없답니다.
보통 우리가 공부를 지칭함에 있어 ‘학습(學習)’이란 말을 많이 사용하는데, 하나의 낱말 속에는 ‘배움(學)’과 ‘익힘(習)’이라는 2가지 과정을 합친 말입니다. 그런데 글쓰기는 배움의 영역일까요 익힘의 영역일까요
네, 그렇습니다. 글쓰기는 ‘익힘(習)’의 영역입니다. 배움을 얻은 사람이 같은 과정을 계속 반복함으로서 몸과 마음에 익어가게 해야 터득할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글쓰기를 위한 배움-요령-은 어떤 내용일까요
글쓰기 요령은 생각보다 아주 단순합니다.
먼저 쓰고 싶은 내용을 생각하며 첫 한 줄의 글을 쓰십시오. 성공하셨습니까 그럼 그 한 줄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거나 보완하는 다음 한 줄을 쓰십시오. 여기까지 해내셨나요 그렇다면 여세를 몰아 계속 그렇게 써 나가시면 됩니다.
다 쓰셨나요 그럼 ‘퇴고(推敲)’를 하며 글을 다듬어 봅시다. 퇴고를 마친 후 자신이 쓴 글을 또 한 번 읽어봅시다. 뭔가 추가해야할 내용이 있거나 문장이 매끄럽지 않아 마음에 안 드나요 그럼 다시 한 번 퇴고해 봅시다.
글쓰기-글완성-퇴고-퇴고-퇴고-퇴고... 이런 반복이 글쓰기 요령, 글쓰기에 대한 배움의 본질입니다.
사실, 이 본질적인 내용을 설명해 드리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한 15분 이후 주어진 나머지 시간은 함께 글을 쓰고 돌려 읽고 퇴고하는게 최고의 글쓰기 교육입니다.
그러나 대중강연에서는 이런 식의 교육을 진행할 수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주어진 시간 내내 정보를 나열하는 강의밖에 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저또한 그런 강의를 하면서 수강하신 분들 게 죄송스런 마음을 금할 길이 없어 한동안 글쓰기 강의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저만 그런 마음이었을까요 저말고도 다른 많은 강사분들도 그런 마음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제가 강의를 통해 만났던 대부분의 수강생들의 기대치를 보면 그런 양심적인 강의를 하기가 어렵습니다. 1회성 강좌가 아닌 연속강좌를 진행해보면 여실히 드러납니다.
"다음 시간에 오실 때 꼭 글 한 편을 써 오시라"고 해도 과제를 해서 오시는 분이 극소수입니다. 사실 잘 쓴 글을 가져오시라는 의미가 아니라 하루하루 글을 쓰는 훈련을 위해 과제를 내어드리는 겁니다. 그런데 글을 안 써오시면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어렵겠죠
심지어 수업시간을 반으로 쪼개 글을 쓰고 퇴고를 연습해보자고 제안해도 글을 써보려 하지 않습니다. 그 시각에 카톡이나 페이스북을 하며 시간을 허비하시거나 업무상 급한 연락이라며 교실 밖에 나가 전화만 붙잡고 있는 분도 있습니다. 결국에는 "글쓰기는 나중에 알아서 할 테니 유용한 정보와 작가들의 후일담, 출판사 이야기들로 강의를 해달라"는 요청을 듣기도 했습니다.
이쯤에서 제가 긴 지면을 할애해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꺼내들었는지 눈치챘을 겁니다. 글쓰기에는 왕도가 없습니다. 가장 훌륭한 스승은 기술을 알려주는 존재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글을 쓰도록 동기부여를 해주는 존재입니다. 그렇다면 그게 누구일까요 바로 ‘자기자신’입니다.
허투루 좋은 스승을 찾으려 시간낭비하지 마십시오. 자기자신을 스승으로 삼으십시오. 또한 스승된 입장에서 제자된 자신을 위해 스스로 노력하십시오. 제자가 스승의 그림자를 따라가며 성장하듯 스스로에게 그렇게 행동하십시오. 자기자신에게 후회없을 그림자를 드리우고, 그 그림자를 보며 날마다 새로워지십시오(日新又日新). 그게 최고이자 최상의 동기부여입니다.
♣ 시사N라이프 필진 가이드 - "글쓰기로 자유로워지자"
동명의 페이스북 페이지(https://www.facebook.com/freewriters2015)와 그룹(https://www.facebook.com/groups/writersforfree)을 통해 관심있는 독자, 예비 필진과 소통하며 가보려 합니다.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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