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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특집(3)] 사드의 효용성은 한반도에서 검증되지 않았다(하)

시사-N 승인 2017.03.08 10:53 | 최종 수정 2019.07.16 17:39 의견 0

사드는 MD라는 전략적 가치를 지닌 무기이다. 여기서 사드의 군사적 전술적 효용성을 논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과연 전략적 가치가 있는가가 바른 질문이고 우리 국익의 입장에서 손해인지 이익인지 따져보아야 한다. 심지어 사드의 성능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날씨가 좋지 않으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소리도 들려온다. 비유하자면 아주 좋은 야구방망이를 만들긴 했는데 과연 이 방망이로 홈런을 칠 수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총 7회에 걸쳐 연재되는 이 글은 2016년 12월 28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가졌던 ‘사드배치의 문제점과 그 해결책’ 간담회에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김동엽 교수의 발제문을 토대로 했다. (※주: 박삼종 기자)


 

¶ 글 싣는 순서

①사드(THAAD)란 무엇인가②사드의 효용성은 한반도에서 검증되지 않았다(상) ③사드의 효용성은 한반도에서 검증되지 않았다(하) ④사드는 MD의 일부다⑤사드는 요격미사일이 아니라 레이더체계 연동이 핵심이다.⑥박근혜 대통령의 대안요구 전제부터 틀렸다⑦사드는 한반도의 미래안보 문제로 논의해야 한다

 

국방부는 사드 배치를 공식화하면서 지난 몇 개월간 군사적 효용성에 대해 검증했다고 발표했지만 과연 국방부가 이야기한 군사적 효용성이 무엇이며 어떤 방법으로 검증하였는지에 대해서는 설명이 없다.

 

단지 제작사인 록히드마틴이 13차례 시험이 100% 성공을 기록함으로써 높은 명중률이 입증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8월 11일 방한한 미 국방 산하 미사일 방어청 제임스 시링(James D. Syring)도 “사드가 13차례에 걸친 요격시험에서 모두 성공적으로 표적을 요격했다”고 사드의 요격률이 100%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성공이라고 주장하는 시험이 모두 정상적으로 이루어진 시험인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

 

사드는 실전에서 사용된 적이 없어 실제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성능 평가는 지금까지의 비행시험(Flight test)을 통해서만 추측해볼 수 있다.

 

미사일방어국(MDA)의 자료에 따르면 2006년 7월부터 2015년 11월까지 모두 13번 시도하여 13번 모두 성공한 것으로 나와 있다. 요격 대상 미사일이 발사되지 않거나 날씨가 좋지 않아 비행 시험 자체가 무산된 경우와 훈련이 취소된 4번을 제외한다면 요격 성공률은 100%를 자랑한다.

 

그러나 성공했다고 주장하는 13번의 시험에 대한 방법과 정확한 자료가 공개되지 않아 제작사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객관적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방부와 일부 국내 언론은 이를 그대로 인용하여 사드가 100%의 요격 성공률을 보인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초기 시험은 요격 시도 자체가 없었거나, 실제 미사일이 아니라 가상의 미사일을 요격하는 도상 시험 방식으로 이뤄졌고, 2006년 7월 12일 처음으로 실제 미사일(헤라) 요격에 성공하였다.

 

2007년에는 중거리 미사일의 탄두가 아니라 탄두와 추진체가 분리되지 않은 상태의 단거리 미사일을 요격 대상으로 삼아 마치 스커드 유형의 미사일의 요격이 가능한 것처럼 주장하기도 하였다. 추진체로부터 탄두가 분리된 목표물을 요격하는 시험은 2008년 6월에 처음으로 실시됐다. 그러나 이 미사일은 지상에서 발사된 탄도미사일이 아니라 C-17 수송기에서 떨어뜨린 미사일이었다. 사드는 2011년 10월에서야 처음으로 실질적인 작전운영 비행평가(operational flight test)가 실시되었다.

 

사드가 주된 요격 대상으로 상정하고 있는 중거리 미사일을 상대로 시험 발사가 추진된 때는 2012년 들어서다. 그러나 2012년 상반기에 예정되었던 시험은 요격 성공을 확신할 수 없게 되자, 시험을 취소했다. 취소된 시험은 2012년 10월에 재개됐는데, 록히드 마틴과 MDA는 사드가 최초로 중거리 미사일 요격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 당시 요격된 미사일 역시 지상 발사 중거리 탄도미사일이 아니라 항공기에서 낙하된 미사일이었다.

 

2013년 9월에는 사드와 Aegis BMD의 통합 시험이 실시되어 MDA는 THAAD와 ABMD가 각각 중거리 미사일을 요격했다고 발표했지만, 요격된 미사일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가장 최근 실험은 2015년 11월 1일 실시되었으며 수송기에서 투하된 단거리와 중거리 표적에 대해 THAAD 미사일의 요격이 이루어졌다. 중거리 표적의 경우 Aegis의 SM-3는 실패하였지만 THAAD 요격미사일이 성공적으로 요격하였다고 발표했다. MDA는 두 차례 시험에 대한 영상을 공개하여 신뢰도를 높이고자 하였다.

 

지금까지 사드의 시험 내용을 보면, 초기 시험은 단순 시뮬레이션 수준이며 이후에도 대부분의 요격 성공은 탄두와 추진체가 분리되지 않은 미사일 또는 사전 접촉 및 정보획득을 한 항공기에서 떨어뜨린 미사일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실전에서 사드가 주된 요격 대상으로 삼고 있는 지상 발사 중거리 탄도미사일이 실질적인 작전운영 비행평가에서 요격 대상이 된 적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여기에 시험평가는 날씨와 사드시스템의 상태 등 성공을 위해 완벽한 조건을 갖춘 상태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종합적으로 시험에 대한 보다 정확하고 구체적인 자료 확인이 요구된다.

 

앞으로의 시험평가가 2021년까지 계획되어 있다는 점에서 사드는 완성된 무기가 아니라 아직 개발 중인 무기체계이다. 2017년 계획된 훈련을 보면 중거리 탄도미사일 (IRBM, 3,000-5,500 km)에 대한 첫 번째 THAAD 테스트로 북한 무수단급(화성10호)에 대응하기 위해 2013년 괌에 배치된 사드미사일과 관련해 2015년 취소된 시험을 다시 하는 것이다. 즉 괌에 있는 사드는 아직 자신의 임무에 맞는 시험조차 한 번도 해보지 않고 배치된 것이다.

 

추가적으로 사드의 직격형(Hit-to Kill) 미사일은 탄두에 명중되더라도 탄두가 공중폭발하지 않을 가능성과 기만탄(Decoys) 식별에 근본적 한계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 탄도미사일이 종말단계시 나선형으로 떨어지는 것도 사드의 요격을 어렵게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탄도미사일은 대기권 재진입시 급격한 공기밀도의 변화로 인한 충격으로 생기는 탄두부의 파손과 급격한 속도변화로 인하여 비의도적인 나선형운동을 하면서 강하하기 때문에 종말비행궤적 추정 및 예측이 매우 어렵다.

 

사드가 아직 개발 중이라는 점에서 불완전하고 결함과 문제점이 있다는 점은 미국 스스로도 인정하고 있다. 미 국방부의 마이클 길모어(Michael Gilmore) 무기성능시험평가국장은 2015년 3월 25일 미 상원 군사위원회 전략군 소위원회가 주최한 청문회에서 사드에 대한 효율적이지만 일부 보완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인했다.

 

길모어 국장은 “비행 시험과 신뢰성 시험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사드 시스템의 구성요소들은 지속적이고 꾸준한 신뢰성 향상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극한의 온도와 온도 충격, 습기, 비, 얼음, 눈, 모래, 먼지 등을 견뎌낼 능력이 부족”하고 사드 운용요원들의 훈련 부족도 문제로 제기했다.

 

지난 1월 미 국방부 시험평가국(DOT&E)이 내놓은 연례보고서에도 사드에 결함이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레이더와 운영자 간의 소통환경(인터페이스) 결함, 발사대 관련 문제점 등과 함께 2012년 39개 지적 사항 중 여전히 18개의 문제가 있어 2017년에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역으로 이러한 결함과 문제의 조속한 해결 차원에서 한반도에 사드 배치를 서두른다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한반도가 무기의 시험장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설령 13번의 시험이 모두 정상적으로 이루어진 성공이라고 하더라도 우리의 전장 환경에 적용가능하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미국의 시험 결과는 한반도 사드 배치에 있어 참고사항이며 우리의 배치지역을 중심으로 위협이 될 수 있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이 무엇인지, 어디를 목표로 하는지 정확하게 평가해야 한다.

 

군사적 효용성의 시작은 여기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한반도 사드 배치의 군사적 효용성을 평가하기에는 시기상조일 수밖에 없다. 사드 배치 논란의 중심에는 다른 무엇인가가 아닌 군사적 효용성이 자리 잡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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