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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는 더 몰락할 것이다

조연호 작가의 <한국 교회가 살아야 한국이 산다> (31)

조연호 전문위원 승인 2019.07.18 11:26 | 최종 수정 2019.07.23 11:37 의견 0

교회는 더 몰락할 것이다

교회의 인맥은 과거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리고 그 영향력 행사를 당연하게 여기고 오히려 영향력이 조금이라도 줄어드는 현상을 아쉬워한다.

1907년 평양 부흥 시기 기독교 인구비율은 현재와 비교할 때 한 참 못 미친다. 1907년 대부흥을 기념하고 큰 의미를 회고하는 전국적 기독교 행사를 진행했지만, 당시 한국 기독교 인구비율은 1% 수준이었다. 오히려 수적으로 부흥한 기간은 6·25 이후이다. 북한에서 기독교의 위세를 떨치고 명망을 높이고 있던 목사들이 월남하고, 반공을 가장 큰 푯대로 세운 정권과 적절하게 타협해서 기독교는 성장할 수 있었다. 공산주의와 기독교의 관계를 고려하면, 당연한 일일 수밖에 없다.

교회는 미군정 시대부터 한국과 미국을 연결하는 가교역할로 성장했고,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다. 흔히 말하는 통역정치인데, 당시 통역자 중에는 기독교인이 상당수였다. 그리고 현재까지도 교회의 영향력은 줄어들지 않았다. 하나님의 영향력이 커졌다면, 지금처럼 교회가 힐난의 대상이 되지는 않았을텐데, 교회의 영향력만 커졌기 때문에 비판 받아도 '싸다'라는 주장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과거에도 많은 문제가 있었지만, 현재와 같이 외부로 노출되지 않았기 때문에 사회의 거센 비판은 피해갈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다. 물론, "너희들이 뭘 알아?"라고 하면서 비기독교인들의 비판을 무시할 수 있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 보면 외부의 비판은 간과만 해서 될 수준의 것이 아니다.

교회는 전도, 선교 등을 가장 중요한 사역으로 생각한다. 즉, 비기독교인들을 기독교인으로 변화시키는 일을 가장 큰 목적으로 삼는다. 그런데, 그 대상들이 교회를 강하게 비판하고, 거부한다면 교회의 사명은 이제 무엇이라고 할 것인가?

현재 교회 권력은 많은 사회적 도전을 받고 있음에도 회개의 기회라고 여기지 않고 있다. 오히려 죄 많은 세상 세력의 억압과 핍박이라고 해석한다. 국내에서 한계에 봉착한 상황을 극복하려고 하지 않고, 그 지역을 국내에서 해외로 전환하려고 한다.

많은 기독교인이 기독교 선진국이라고 착각하는 유럽 교회 상황은 출석 교인이 인구비율로 볼 때 10% 이하로 떨어졌으며, 세계 최고 기독교 인구를 가진 미국도 그 정서가 예전 같지 않다. 남쪽에 위치하는 국가들에서는 기독교 인구가 늘어나서 그 덕에 기독교 인구는 늘어나고 있고 3대 종교 중에서도 가장 많은 인구를 차지한다.

기독교 인구가 늘어나서 좋다고 생각할 것도 아니다. 웬만큼 살만한 국가에서 증가한 것이 아니라 가난한 국가에서 기독교 인구가 증가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기독교는 부자의 종교가 아니라 가난한 자들의 종교인 셈이다. 가난한 자가 복을 받으리라는 예수의 말씀이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일까?

2차 산업혁명 시대의 근대화를 겪고 3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터넷을 통한 정보화의 파고가 훑고 지나간 국가들에서는 기독교 인구가 늘지 않고 있다. 경제적으로 일정 수준이 되면, 사회주의 국가들이 무너지는 경향을 볼 수 있는데 마찬가지로 종교를 믿는 신자들의 수도 줄어든다. 원인은 여러 가지일 것이다.

우선, 과학기술 발전이 초월적 절대자를 미신으로 추락시킨다. 다음으로 기존 종교기관의 절대 권력 부패 현상으로 비신앙인뿐만 아니라 기존 신앙인들도 외면하는 과정을 거친다. 인간 지성의 발달이든, 아니면 교회의 자승자박(自繩自縛)으로 인한 몰락이든, 한국 교회의 현재 상황은 사면초가(四面楚歌)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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