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가 좌절이 되지 않도록(1)] 노인과 치매
사회복지사 이재권, 김지영
승인
2021.08.14 23:15 | 최종 수정 2021.08.31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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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복지법은 노인을 만 65세부터라고 정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60대 중 스스로 자신을 노인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대체로 만 75세 이상을 ‘노인’이라 여긴다. 지인 중 90세인 어르신은 ‘할머니’라는 소리를 듣기 싫어하신다. 아직도 70대처럼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고, 판단력에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간혹 노인들로부터 “노인이 되는 것은 몸이 늙어서가 아니라 마음이 늙어서 노인”이 되었다고 말한다.
노화로 인해 ‘뇌’가 인지기능을 못하는 증상들이 나타나면 ‘치매’로 진단한다. 그렇다고 치매가 노인에게만 나타나는 건 아니다. 현대 문명의 편리함이 인간의 뇌를 사용하지 않게 하고, 기계를 의존하게 하면서 스마트기기를 많이 사용하는 젊은 층에서는 ‘스마트 치매’ 라는 새로운 치매 질환이 생겼다. 그렇기 때문에 ‘치매’는 노인에게만 나타나는 질환이라고, 말할 수 없게 되었다.
아직까지 치매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치매를 치료하는 치료약을 개발 중이긴 하지만, 지금까지 개발된 치매 약은 현재까지의 뇌 상태를 유지하거나 진행을 늦추는 정도다. 중증 치매까지 진행되면 환자가 치매 약을 먹는 것조차 잊어버리기 때문에 사소한 것조차 모두 케어 해야 한다.
치매 대상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안정감’이다.
치매 대상자들이 불안할 때는 우울해 하고, 망상증상이 나타나거나 배회하는 행동을 하게 된다. 따라서 치매 대상자의 엉뚱한 말을 통해 무엇이 불안한지 알아차리고 안정감을 줄 수 있는 대화법이 중요하다.
배회하는 어르신의 불안을 알아차리고 안정감을 주도록 정서적으로 지원해주는 것이다. 안정을 찾는 시간이 점차 이어지게 되면 잠시 잊어버렸던 기억을 회복하여 사람을 알아보게 되고, 정상적인 대화가 가능하게 되는 것을 경험해 왔다.
한 80대 남자 어르신은 평생 택시를 하신 분이다. 말로 표현하는 것도 어렵고, 정상적인 소통이 안 되는 중증치매였는데도 자신이 30년가량 택시기사를 하며 들었던 노래 가사를 기억해 따라 부르는 경우를 보았다.
자신이 좋아했던 노래를 부를 때 뇌가 가장 활발하게 움직인다. 다른 기억을 잊었는데 뇌에 남아있는 장기기억을 활용해 리듬에 따라 정확한 노래가사로 노래를 불러 케어하는 자들이 놀랬던 적이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통해 뇌에 자극이 이루어지고 그때의 그 감정으로 돌아가 기억을 재생할 수 있다.
치매의 증후군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대표적인 게 기억력 장애, 배회, 우울증, 망상, 수면장애 등이다.
80세 노인을 모신 자녀가 새로운 집으로 이사를 하고 나자, 노인은 계속 집에 가야 한다며 집 밖을 나가 길을 잃는 일이 발생했다. 자녀들이 애타게 찾다가 실종신고 끝에 다음 날 어렵게 찾아 모시고 왔지만, 그날 저녁에 다시 집을 찾아 나서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집을 나선 치매 대상자는 계속 자신의 기억 속의 집을 향해 간다. 깜깜한 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집을 향한다고 걸어간다. 90세 어르신에게 10대 시절의 기억만 남아 엄마가 기다리시니 빨리 돌아가야 한다며 뛰어가는 모습을 본 적도 있다. 자신이 살았던 고향이야기를 계속적으로 하거나, 억울하고 힘들었던 때를 지속적으로 이야기하며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치매 대상자에 대한 이해는 치매라는 질병의 이해와 대상자 개인의 역사에 관심을 갖는 것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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