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몇몇 작가들은 아무 생각 없이 C세대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한다는 점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C’는 COVID–19의 맨 앞 철자로, 풀어 말하면 ‘코로나 세대’라는 것이죠. 대충 들으면 그럴 듯합니다. 코로나 시기의 여파가 생각보다 컸던 탓이겠지만 "코로나-19가 세대 분기점이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부정이든 긍정이든 우리 사회 내부에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황입니다. 단순히 코로나와 함께 한 2년여 동안 많은 부분이 달라졌으니 ‘C세대’라고 표현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죠. 이에 대해 하나하나 따져보겠습니다.
◆질병은 세대의 기준이 되지 않는다
우선, 세대를 나누는 기준으로 질병이 사용됐던 적은 없었습니다. 예를 들어 1918~1920년까지 유행했던 스페인 독감으로 2천만 명이 넘게 사망했지만, S세대라는 말은 사용하지 않습니다.
더 이전에 페스트로 인해 유럽 인구의 삼분의 일이 사망했지만, P세대라고 하지 않고요. 세계대전 이후의 세대를 ‘베이비 붐 세대’라고 말하지, 전쟁과 관련있는 세대라고 해서 W세대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왜 코로나가 세대 구분의 기준이 되고 있을까요? 물론, 기준을 삼는 것은 개인의 자유입니다. 그러나 특정한 질병 세대라 칭했던 적은 역사적으로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너는 코로나 세대야!”라고 한다면, 기분 좋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결국, 사회·역사적 의미를 고려하지 않고 현상만 가볍게 훑어 본 후, 세대를 나눈 것이죠. 인스턴트식 구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음은 새로운 세대의 등장을 확실히 인정하고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대다수가 동의할 수 있는 기준이 있어야 합니다. 단순히 코로나 팬데믹 기간이 기준이 될 수는 없습니다. 이 기간에 확실히 변한 것, 그리고 그 변화의 영향을 받은 세대가 있어야 합니다.
일각에선 코로나-19를 극복하는 기간 동안 혁신적인 수준으로 디지털 생태계가 확장했고 발전했다고 합니다. 이 기간에 학생들은 학교에 가지 않고 온라인 수업을 들어야만 했고, 직장인들도 재택근무를 해야만 했습니다. 이렇게 따져보면, 코로나 기간에 발전한 것은 디지털 환경입니다. 이를 통해 발전한 디지털 환경에 노출된 새로운 세대가 등장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이점은 코로나 세대로서가 아니라 디지털네이티브세대의 진화로 이해하는 게 맞습니다.
마지막으로 코로나-19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했던 변화였다는 것입니다. 즉, 원해서 변화를 받아들인 게 아니란 의미입니다.
최근 디지털 기술의 하나인 ‘메타 버스’가 부상하고 언택트 문화, 온라인 교육 등이 이뤄지면서 이전과 다를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 엔데믹으로 점차 수렴되는 상황에서 전 세계는 다시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일상을 회복한다는 표현을 사용하고요.
‘회복’이라 함은 이전 상황이 정상이 아니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당연히 코로나 19 팬데믹 상황은 정상이 아니었고요. 현재 온라인 교육이 오프라인 교육으로 정상화 된다고 하고, 언택트 문화의 상징이었던 배달업도(배달앱 등) 서서히 수축하는 모습입니다. 그러니 코로나가 세대를 나누는 기준이 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입니다. 쉽게 예측할 수 있는 부분은 온택트와 언택트가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코로나 이전의 모습으로 귀환할 것입니다. 그 수준이 어느 정도인가에 따라서 새로운 세대의 등장을 예상해 볼 수 있겠죠.
◆디지털네이티브 세대라는 확신
디지털네이티브 세대의 진화라는 의미에서 새로운 세대가 출현할 시기이긴 합니다. 디지털네이티브라는 언어의 등장으로부터(2001년에 처음을 사용됐습니다) 20년이 지났고, 스마트폰 등이 등장한 시점으로도 15년이 지난 시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디지털화의 확대・심화가 진행됐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메타 버스’와 ‘NFT’ 등의 부상으로 호들갑 떠는 부류들이 있어서 뭔가 새로운 세대의 등장을 예고하는 듯하지만, 아직 미지수입니다.
단, 디지털 기기의 활용정도가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서 일취월장(日就月將)했음은 부인할 수 없으니, 디지털네이티브세대의 진화 정도로 이해하면 적절하지 않을까요? 1.0세대가 고정된 장소에 앉아서 PC로 인터넷 세상을 돌아다녔다면, 2.0세대는 이동형PC에서 더 진화한 손 안에 PC–스마트폰–를 들고 다니면서 인터넷 세상을 탐험했습니다. 이 기간에 SNS가 확대되고 플랫폼 기업이 우후죽순으로 등장했습니다. 이어서 5G의 등장과 함께 AR, VR등과 입체적인 디지털 기술들도 상용화를 시도했고요.
하지만, 코로나 이전까지만 해도 입체적인 디지털화는 이른 감이 있었습니다. 실제로 스마트폰에 증강현실 등을 체험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등이 있었지만, 호기심에 한두 번 체험하는 수준이었지, 생산적인 활동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 되면서 혼자서 할 수 있는 활동, 아울러 온라인 공간에서도 생동감 넘치는 경험을 추구하면서 ‘메타 버스’ 등과 같은 기술이 크게 부상하게 된 것이죠.
십대들은 ‘제페토’, ‘마인크래프트’ 등에 가입했고, ‘아바타(AVATA)’를 창조해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2.0세대가 태어나면서부터 모바일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환경에 바로 적응했다면, 3.0세대는 ‘메타 버스’를 비롯한 디지털 가상 입체 환경에 바로 적응하리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보면, 코로나 이후 세대도 ‘디지털네이티브세대’를 떼기는 어려울 듯합니다.
◆디지털네이티브 3.0세대의 등장
1990년대 중반쯤부터 시작해서 2007년 이전까지 즉, 스마트폰 등장 전까지를 디지털네이티브1.0세대로 본다면, 2007년 이후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2.0세대가 바통을 이어 받았다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가 코로나 기간을 기점으로 또 다른 차원으로 디지털화가 진행됐으니 새로운 세대가 등장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코로나 기간 동안 가장 많이 발전한 분야가 바로 디지털 분야입니다. 어떤 작가는 ‘디지털 문명’이라고 할 정도로 호들갑을 떨기도 합니다. 특히 ‘메타버스’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과 투자는 이전과 다른 새로운 세상이 올 것처럼 선전하고, 관련 주가를 치솟게 했습니다.
메타버스 이전에는 ‘블록체인’이 있었습니다. 다만, 블록체인은 일반인들에게 비트코인 등과 같은 암호 화폐만 떠오르게 하는 불편한 현실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이제 그 자리를 ‘메타버스’가 대신한 것이죠. 워낙 ‘메타버스’ 이슈가 강하다 보니, ‘메타버스 세대’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작가도 있습니다. 하지만 앞에서 특정한 질병을 기준으로 한 세대를 칭할 수 없듯이, 특정한 기술만으로 한 세대를 구분 짓기는 어렵습니다.
‘세대’는 세대만의 문화적 메시지를 담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필자는 코로나 기간의 새로운 디지털 환경의 전환을 바탕으로 해서 코로나 이후 세대를 ‘디지털네이티브3.0세대’로 부르도록 하겠습니다. 디지털화의 발전으로 새로운 디지털 전환이 이뤄진 것이지, 그 이상의 것이 아니기에 이전 디지털네이티브를 이어가는 세대로 생각한 것입니다. (계속)
▶함께 생각해 봅시다.
현재 부모와 자녀들의 세대는 어디에 속해 있는지 생각해 볼까요? 그리고 왜 그렇게 생각하는 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 보겠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을 기점으로 달라진 세상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 이야기를 나눠 보면 어떨까요? 부모님은 본인이 하는 일과 관련해서, 자녀들은 학업, 친구관계 등과 관련해서 이야기 해보면 좋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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