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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분권_이야기(21)] 인터렉티브한 교육이 펼쳐지는 시대

2부: 지방 정치가 발전하기 위해서 #07

조연호 전문위원 승인 2022.09.28 04:00 의견 0


문화 측면은 어떨까요? 우리는 이미 디지털 문화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사용해서 디지털 콘텐츠 빅뱅시대를 누리고 있죠. 물론, 디지털기기로 콘텐츠를 생산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디지털 기기를 생산자 입장이 아니라 소비자로 사용하는 게 현실입니다.

그런데, 메타버스가 발전하고 관련한 기기가 더 개발되고 발전한다면, 디지털 콘텐츠 생산과 활용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더 확대 신장 된다고 합니다. 현재 존재하는 콘텐츠도 다 경험할 수 없는데, 이 보다 훨씬 더 많은 콘텐츠가 등장한다고 하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행복한 비명을 지를 수도 있을 듯합니다. 그런 희열과 동시에 그림자 같은 고충, 즉 선택의 어려움이 따를 것이고요. 아울러 메타버스의 활성화는 디지털 콘텐츠 소비자로 하여금 콘텐츠 생산자가 될 기회를 더 많이 준다고 하니, 디지털 프로슈머가 더 늘어 날 것입니다. 내가 원하는 콘텐츠를 즐기면서 수입도 얻을 수 있다면, 더 즐겁게 활동할 수 있겠죠?

실제로 메타버스에서 활동하면서 적지 않은 수입을 올리는 사례가 늘어나는 것을 보면, 분명 새로운 직업에 ‘메타버서’가 추가될 날이 멀지 않았습니다. 유튜버가 새로운 직업군에 포함된 것과 마찬가지로 말입니다.

다음은 사회적인 영역입니다. 디지털화가 가속화되면 물리적 세계와 가상 세계의 경계가 희미해질 것입니다. 그리고 가상 세계에서는 대부분 아바타가 활동하게 될 것이고요. 몇 년 전에 메타버스 세계를 잘 보여준 영화 한 편이 상영됐습니다.《레디 플레이어 원(Ready Player One)》이라는 영화입니다.

영화 속 주인공들은 현실 속에서 ‘아싸(아웃사이더)’지만, 가상 세계에서는 ‘핵인싸(진짜인사이더)’였습니다. 현실과 가상현실 속에서 완전히 다른 존재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이들의 가상 세계 속 성공은 곧 현실 속 성공이 됐고, 역시 가상현실 속 위험이 현실 속 위험이 되어버렸습니다.

단순히 게임이 아닌, 현실과 가상세계가 연결된 것이죠. 현재는 가상과 실재가 대체로 구분돼 있습니다. 그러나 일정 시간 지나면 통합될 것입니다. 현재도 메타버스를 통한 회의, 출근, 업무협조 등이 가능해서 현실의 시공간을 대체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디지털미디어3.0세대는 아바타를 앞세운 가상세계를 더 선호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긍정적인 효과로 인종, 연령, 학력, 신분 등과 관련한 차별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현재도 블라인드 면접을 시행 하는 곳이 있지만, 아무리 객관적인 자세를 유지한다고 해도 인간은 외모, 성별, 인종, 학력 등과 같은 요소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로버트 치알디니 등이 쓴 『사회 심리학』에서는 인간이 사소한 편견에 사로잡혀 판단을 내리는 경우가 허다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메타버스를 활용하면 진정한 브라인드 테스트와 면접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아바타를 보고 상대를 판단해야 하는 것이니, 겉으로 보이는 외모, 환경 등에 영향 받지 않고 진짜로 실력의 우열로만 인재를 채용하게 되지 않을까요? 우리가 희망하는 공평하고 차별 없는 세상이 도래할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교육 분야입니다. 이미 여러 온라인 플랫폼으로 학교 교실 수업을 대체했습니다. 여전히 화상 수업의 한계를 지적하면서 대면 수업을 애써 시도하고 있지만, 디지털 교육 시스템이 더 발전한다면, 등교 수업이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대한민국 학교 구조는 창의적인 교육을 이행하는 데 굉장히 어려운 상태이고요.

네모난 책가방에 네모난 책들을 넣고
네모난 버스를 타고 네모난 건물을 지나
네모난 학교에 들어서면 또 네모난 교실
네모난 칠판과 책상들

https://www.youtube.com/watch?v=cnp1s7DuBpc

위 노래는 ‘WHITE’가 1996년에 발매한 앨범에 수록된 《네모의 꿈》이라는 노래 중 일부입니다. 거의 30년 전 노래인데, 현재는 어떨까요?

최근에 첫째 딸 학교에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정문에 들어서면 30년 전과 비슷한 – 학교 건물, 색만 새로 칠한 – 네모난 건물이 보입니다. 학교 건물 입구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교실을 찾아 들어서면, 여전히 네모난 교실, 네모난 칠판, 거의 네모난 책상이 보입니다. 1996년과 2022년의 학교 구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엄청 변화했고 학생들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하드웨어가 달라지지 않은 학교, 물론 교육 프로그램은 계속 발전했다고 하지만 공교육의 실효성은 과거와 비교했을 때 점점 인정받기 힘든 게 사실입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 벌어졌고, 어쩔 수 없이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면서 메타버스를 활용한 교육이 각광받기 시작했고요.

실제로 메타버스 교육 시스템을 이용해서 교육성과를 높인 사례가 등장했습니다. 특히 과학 실험과 관련한 분야에서 실재감 있는 활용이 가능한 수준입니다. 관련 기사를 검색하면 전국 각지에서 메타버스를 활용한 과학 교육을 실행하고 있습니다. 발전한 디지털 교육은 공교육은 물론, 사교육 시장도 바꿔 놓을 가능성이 큽니다. 일단, 비용을 혁신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수학과 관련한 《칸 아카데미》와 같은 프로그램이 등장한지 오래됐고, 대학들도 대중을 대상으로 《MOOC》라는 온라인 강의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단, 기술적인 한계로 쌍방향 교육이 어렵고, 사용자를 꾸준히 묶을 수 있는 인센티브도 부족해서 성과와 관련해서는 후한 점수를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메타버스 등을 활용한 가상공간에서 인터랙티브한 교육이 이뤄진다면, 디지털 교육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성공적인 디지털 교육은 사교육비용 절감에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고요. 현재는 공교육만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고 생각하니 무조건 사교육을 이용합니다. 그리고 주변에 얼마나 좋은 학교(학원)가 있는냐에 따라서 학군이 나눠지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사교육비가 상상을 초월합니다. 하지만 디지털 교육의 질이 향상된다면, 사교육비용을 줄일 수 있고 교육의 형평성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새로운 디지털화에 대한 긍정적인 측면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러나 모든 것에는 반드시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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