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회주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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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16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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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시다정권 지지율 하락 진정국면
최근의 일본 기시다 정권 지지율은 하락세에서 정체 국면을 보이고 있다.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2022년에는 ①모호한 법 해석으로 아베 전 총리에 대한 국장의(国葬義)를 내각이 결정하여 개최하거나, ②구 통일교와 자민당 정치권과의 연계, ③잇따른 4명의 각료가 불상사로 인해 사퇴, ④방위비를 GDP 2% 수준으로 인상하는 데 있어 증세로 결정하는 등의 요인이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해가 바뀌면서 2023년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정권 지지율 하락 국면은 멈춘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중요한 것은 더 이상 하락할 만한 큰 사건이 없다.
2. 친(親)아베파를 포함한 강경 우파세력이 기시다정권 속투(續投)의 변수
최근 아베파를 비롯한 친 아베파와 강경 우파세력들의 움직임이 주목을 받고 있다. 아베 사망 이후 아베파의 실질적 지도자 및 강경 우파세력을 장악할 만한 지도자는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과거부터 아베의 나팔수이었던 일부 극우 유튜버와 자위대 예비역 장성들이 기시다 정권에 대한 반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방위비 인상 때문에 증세한다는 기시다 정부의 방침에 반대하는 친아베파의 움직임 때문이다.
또한 아베 전 총리가 훌륭하다(安倍さんがすばらしいと言った人材)고 추켜세웠던 스기타 미오(杉田水脈) 중의원 의원에 대한 경질도 강경 우파세력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그녀는 월간지에서 “아이를 만들지 않는 동성 커플은 생산성이 없다”고 평하는 한편, 블로그에 한복이나 아이누의 민족의상을 ‘코스프레 아줌마’라고 표현해서 우리 언론으로부터 주목을 받은 적이 있다. 그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스가 전 총리도 기시다 총리가 파벌에 좌우되어서는 안 된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한 적이 있다.
3. 2023년은 기시다총리 외교능력 시험대
5월에는 기시다 총리의 지역구인 히로시마에서 G7 정상 회의가 개최될 예정이다. 사실 히로시마에는 기시다 총리가 외무대신 시절인 지난 2016년 G7 외무장관 회담과 미국 대통령 최초로 오바마 대통령이 히로시마를 방문한 적이 있다.
G7 외무장관회담 때는 핵군축 및 불확산, 해양안전보장 등에 관한 공동성명을 발표하였고,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시에는 ‘전몰자 추도 및 핵무기 없는 세계(戦没者を追悼し,核兵器のない世界)’라는 메시지를 세계로 발신하였다.
이것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의 의미를 포함하고 있는데 첫째, 히로시마라는 원폭 피해지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도를 제고했다는 것이다. 즉, 일본이 가해자이면서 10만여 명의 피해도 받았다는 것도 알리고자 했다. 둘째, 아베정권의 외교능력을 과시하면서 국내여론을 이끌었다. 당시 여론조사 결과를 보더라도 정상회의 이후 정당 지지율은 상승했다. 셋째, 이같은 배경에 기시다 당시 외무대신의 노력의 결과와 그의 지역구 관리라는 측면도 있다. 결국 이같은 기시다의 노력은 향후 총리가 되어서도 G7 정상회의로 이어졌고, G7 정상회의를 원만하게 마치면 현재의 낮은 지지율은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4. 2023년 국내기반 강화를 통해 2024년 주변정국 불안을 대비
끝으로 돌변 변수가 없다면 이같은 지지율 상승세를 틈타 후반부에 내각 개조 및 중의원 해산도 예상된다. 왜냐면 자민당 총재임기가 2024년 9월이므로 기시다 총리가 재선되려면 지금의 지지율로는 불안하다. 특히 방위비 및 어린이 관련 예산을 현재의 2배 이상 증액 예정이지만 이러한 재원 논의 역시 구체적이지 않은 상황이므로 방위비나 어린이 예산 등 대규모 재원이 확보되지 못할 경우 다른 정책경비를 압박할 가능성도 높다.
게다가 아베파에서 중진역을 하고 있는 하기우다 자민당 정조회장도 “증세 전에 국민들로부터 신임을 받아야 한다(国民の信を問う)”고 기시다 총리를 견제하고 있다. 이러한 견제에 대비해서 기시다 정권은 전반부에는 외교에 치중하면서 지지율을 회복하고 후반부 들어 내각 개조 및 중의원을 해산해서 임기를 연장하는 가운데, 주변국 정국불안(2014년 러시아, 미국 대통령과 대만 총통선거 등)에 대비하는 것이 기시다총리의 최적 시나리오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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