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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알자] CSIS의 미 ․ 일 타이완 방어 워게임

정회주 전문위원 승인 2023.01.25 19:10 의견 0

최근 미국 안전보장 관련 저명한 싱크탱크인 CSIS(전략국제문제연구소)가 중국의 타이완에 대한 침공관련 보고서인 “The First Battle of the Next War: Wargaming a Chinese Invasion of Taiwan”을 공개했다.

사실 2차 아베정권 탄생 직전, 아미티지 전 국무성 부장관이 CSIS Armitage-Nye CSIS Report(2012.8)를 작성하였고 여기에는 “일류국가라는 것은 경제력과 군사력, 국제적 시야, 국제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 대처 시 주도권을 발휘할 수 있는 힘을 갖춘 국가”라면서, “일본이 2류(국가)의 위상에 만족한다면 이 보고서는 불필요할 것이며, 일본이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려면 미국과 함께 전진할 필요가 있다”고 직설적으로 제언하였다. 게다가 저자인 아미티지는 NHK 인터뷰에서 “본인 의견은 헌법 9조가 미일동맹에 있어서 방해요인으로도 작용해 왔다고 생각하며 이를 변경한다는 것을 환영한다. (아베총리의 방미는) 미국인을 지키기 위해 자위대원도 목숨을 건다는 선서다”라고 까지 언급(2012.12.20, NHK 뉴스워치나인)한 적이 있다.

이러한 아미티지의 메시지에 대해 아베 총리는 “여러분! 일본은 돌아왔습니다. 나의 나라(일본)에 계속 의지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작년 아미티지, 나이, 그린 등 여러 인사가 일본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했습니다. 그들이 묻는 것은 일본이 2급 국가로 잔류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것(우려)이었습니다. 아미티지씨! 본인이 답하겠습니다. 일본은 현재도, 앞으로도 2급 국가는 안 됩니다”라고 답변하면서(아베총리 CSIS 강연, 2013.2.22.) 명실공히 CSIS와 아미티지는 소위 재팬핸들러(ジャパン・ハンドラー)라는 입지를 굳혔다.

CSIS는 최근 기시다 총리의 미국 방문(1월 13∼14일)을 앞둔 시점에서 2026년 중국이 타이완을 공격하는 것을 가정한 워게임 결과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는 중국의 대만침공에 대해 미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대응하게 되면 중국을 물리칠 수 있지만 미국과 일본도 심대한 피해를 받을 것이고, 만일 미국이 우크라이나에게 하고 있는 것처럼 무기만 제공하거나 일본이 중립을 지키게 되면 타이완은 패배한다는 것이다.

주요 피해 현황 (출처: CSIS)


통상적으로 이같은 워게임 결과는 논란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으므로 공개를 하지 않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이번의 경우 일본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화제가 될 만큼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CSIS의 의도(?)대로 기시다 총리의 미국 방문과 함께 일본 언론 및 방송의 관심은 최고조에 달했으며, 일부 방송들에서는 중국이 타이완을 공격한다는 것을 결정된 사실처럼 간주하여 보도하였다.

흥미로운 사실은 ①일본의 방위정책의 대전환이라고 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을 국회 토의와 대국민 설명이 부족한 상태에서 방위비(국방비) GDP 2%로의 인상과 적기지공격을 내각이 결정하고 이를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선물로 가져간 듯하다.

즉, 일본은 전수방위에 치중한 기존의 무기체계로부터 미국의 공격무기를 대량 구매할 수 있는 충분한 여건을 만들었고, 미국은 과거 2차대전의 징벌적 조항인 헌법9조를 풀어주면서 미중 패권 싸움에 일본을 편입하고자 한 것이다.

워게임 결과 자위대는 평균 122대의 항공기 및 26척의 함정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왔다. 특히 보고서의 제언에는 지상에서 9할의 항공기가 피해를 받음에 따라 자위대 기지의 강인화 필요성을 지적했다.

또한 ②시나리오에 주한 미군을 포함하지 않았다는 것이 다분히 정치적 판단이라고 볼 수 있으며, 최소한 부족한 탄약 및 정보수집 전력 등을 한반도로부터 차출하여 이동시키는 등의 변화가 예상된다.

③또한 최근의 정치적 변수를 고려하지 않았다. 시나리오 상정 시 타이완이 지속적으로 중국에 저항한다고 했지만, 지난 2022년 11월 타이완 통일지방선거에서 대패한 민진당이 2024년 1월 총통선거에서도 패배한다면 지금의 갈등 관계는 새로운 국면으로 변하지 않을까 하는 예측도 있다. 게다가 중국이 2029년 미국의 GDP를 초월할 것이라던 예측이 시진핑 3기 역풍을 맞아 미국을 추월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일본경제연구센터)도 배제되었다.

미중 GDP 전망 (일본 경제연구센터)


④마지막으로 미국도 대부분의 시나리오에서 항모 2척이 피해를 입고 평균 3,500여명이 손실된다고 예측했다. 미국이 이런 대규모 피해를 감수하면서 여론을 무마하고 침공 직후 바로 전쟁에 개입할 각오가 있는지 의심스럽다.

결론적으로 이번 CSIS의 보고서 공개는 시점적으로 판단해 볼 때 과거 일본이 2류 국가가 된다는 CSIS의 Armitage-Nye CSIS Report(2012.8)처럼 지금 격화되고 있는 미중패권 싸움에 일본을 끌어들이기 위한 하나의 촉매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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