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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알자] 포스트 아베,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3)

‘스가’ 관방장관과 언론

정회주 일본지역연구자 승인 2020.09.14 20:48 의견 0

◆ ‘스가’ 관방장관과 언론

1차 아베정권 때인 2006년 11월 10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무대신은 총무성으로 '하시모토 겐이치(橋本元一)' NHK 회장을 불러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문제를 NHK 단파라디오 국제방송에서 ‘특히 유의’해 방송하라고 명령했다. NHK 라디오 국제방송에 대한 총무대신의 '명령 방송'은 방송법으로 정해져 있지만, 구체적인 사항을 지정하는 '명령'이 실행된 것은 처음이었다. 이에 따라 '방송의 자유'에 대한 개입이라는 이유로, 미디어계나 미디어 연구자들은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수년이 지나 2차 아베정부 출범 후에도 여러 유사 사건들이 일어났다. 공영 방송인 NHK의 회장과 위원들을 아베와 역사인식을 같이하는 성향의 사람들로 교체했고, 총무대신이 “방송사업자가 정치적 공평성이 결여된 방송을 반복하여 행정지도로도 개선되지 않는다고 판단될 경우, 전파법(76조)에 의해 전파 정지를 명령할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마이니치 2016.2.9.) 했다. 또한 국회의원 뿐 아니라 아베총리의 암반 지지자인 ‘햐쿠다 나오키’ 등 극우 세력들은 자신들의 의견을 따르지 않는 일부 방송국 및 언론사들이 광고수입을 얻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등의 주장을 공공연하게 펼쳤다.

2차 아베정권 출범 이후 드러난 언론에 대한 정부의 개입과 방송관련자들의 반발 (정회주 제공)

정치 스승인 ‘가치야마 세이로쿠(梶山静六)’에게 "언론은 취재할 때 처음부터 한 방향을 정하고 올 테니 조심하라"라는 가르침(梶山の教え)을 이어받은 스가 관방장관도 언론에 대해 공존의 대상이라기보다 피할 수 없는 대립 관계라고 인식하고 있다. 지난해 심은경이 출연해 우리나라에서도 화제가 된 <신문기자>라는 영화의 실제 주인공인 도쿄신문 여기자 ‘모치즈키 이소코’와 ‘스가’ 관방장관의 관계가 대표적 사례다.

모치즈키 기자: 회견은 정부를 위한 것, 미디어를 위한 것도 아니고 역시 국민의 알권리에 답하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스가)장관은 지금 발언을 포함해 이 회견은 도대체 무엇을 위한 장소라고 생각하십니까?

스가 관방장관: 당신을 위해 답변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2017년 6월 8일 관방장관 오후 언론브리핑 中-

아베정권에서 ‘그림자 총리(影の総理)’라고까지 불리며 정권의 핵심 인물이 된 스가 관방장관에게 2019년 2월 26일 모치즈키 기자는 압박 질문을 했다. 결국 스가 관방장관은 “당신을 위해 답변을 할 필요가 없다.”면서 퇴장했다. 이런 일들이 일어나게 된 배경이 있다. 모치즈키 기자는 2017년 6월 8일 관방장관 기자회견 때 아베총리의 사학재단 비리 등과 관련해서 40분간에 걸쳐 총 23회의 질문을 집요하게 했다. 이를 빌미로 2017년 9월 1일 총리관저 보도실은 도쿄신문에 서면으로 항의를 하는 일이 있었다.

또 다른 사례로 2014년 7월 3일 방영된 NHK ‘크로스업 현대(クローズアップ現代)’에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출연해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용인하기로 한 각의 결정에 대해 선전하려 하자 ‘구니야 히로코(国⾕裕⼦)’ 캐스터는 “타국 전쟁에 휘말리는 것 아니냐, 혹은 헌법 해석을 바꾸어도 되느냐”고 압박했다. 방송이 끝난 뒤 관저는 프로그램 관련자들에 대해 심한 항의를 했고, 2차 아베정권 이후 취임해 극우 편향적 언행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당시 ‘모미이 가츠토’ NHK 회장 등 상층부의 지시에 따라 구니야는 프로그램에서 강제 하차했다.

관련 내용을 특종보도한 FRIDAY(2014.7.25.)(좌측)와 ‘스가’&‘구니야’캐스터의 질문 내용(우측) (정회주 제공)

2차 아베정권은 정권을 보호하거나 비호하는 언론사를 구분해 선별 대우한 것이 특징이다. 2020년 5월까지의 아베 총리 언론 인터뷰를 보면 후지 및 산케이 계열 32회, NHK 22회, 일본TV 11회 순이며 아베총리가 국회에서 직접 5번에 걸쳐 비난한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는 단 3번뿐이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해 매년 ‘국경 없는 기자단’이 발표하는 ‘세계 보도자유도’에서 일본 순위는 2012년 22위였지만 아베정부 출범 이후 2013년에는 53위로 하락했고 2020년에는 66위까지 떨어졌다.

정리해 보자면 아베 정권을 계승한다는 포스트아베 스가 요시히데는 언론사별로 분명하게 적아 식별을 하면서 선별적 대우와 구분 정책을 유지할 것이다. 그 역시 언론은 견제해야 할 상대이며 장악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인식을 계속 가질 것이기 때문이다.

참고: NHK방송문화연구소, 2007.1., '방송연구 및 조사'미디어 포커스, https://www.nhk.or.jp/bunken/summary/research/focus/11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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