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가 좌절이 되지 않도록(6)] 기관 내 어르신들의 갈등
사회복지사 이재권, 김지영
승인
2021.09.30 10:40 | 최종 수정 2021.09.30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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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보호 5~6등급 대상자는 대부분 신체가 건강하나 치매 질환으로 단기기억장애가 있어 일상이 어렵거나 인지활동이 필요하기 때문에 기관을 이용한다. 3~4등급 대상자는 뇌질환으로 인해 편마비 또는 휠체어를 이용하거나 보조도구를 사용해야만 보행이 가능하고, 인지상태가 좋아 일반적 소통이 이뤄진다.
즉, 기관은 신체가 건강하나 인지장애가 있어 지원이 필요하거나 신체가 불편하여 지원이 필요한 노인성질환 대상자가 이용한다.
치매 질환의 특성상, 다른 대상자들이 한 공간에 함께 생활하는데 있어 서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지만 개인 질환의 특성으로 타인을 이해하려는 마음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또한 지난세월 자신의 가치관에 있어서 이타성이 부족하고, 세월 속 상처로 인해 정서적인 어려움을 갖는다. 게다가 치매 대상자인 경우 자신이 한 말과 행동에 대해 기억을 못하기 때문에 여러 이유로 서로 다투는 사례들이 많다.
실례로 파킨슨 질환 대상자의 경우 운동장애가 있어 음식을 흘리는 일이 많다. 앞치마를 하면 좋지만 대상자가 거부할 경우 케어 담당자가 지원을 못하게 되고, 그로 인해 음식이 흐르는 것을 본 치매 대상자는 “밥도 제대로 못 먹냐”며 악의는 가지지 않은 채 비웃는 말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말을 들은 파킨슨 대상자는 그 말을 듣고 감정이 상해서 언성을 높여 싸우게 된다. 그러나 정작 비난한 치매 대상자는 방금 자신이 한 말을 기억 못한 채 “저 양반이 왜 그래?”라며 이해도 못하고 사과도 안 하는 경우가 있다.
기관에서 하루 6~8시간을 오롯이 보내야 하기 때문에 서로 성향이 맞지 않는 대상자와 눈을 마주보며 앉아있는 것 또한 싫어하시기 때문에 불만이 생긴다. 갈등을 막기 위해 기관의 케어 담당자가 자리를 바꾸려 해도 치매 대상자는 환경이 바뀌는 것에 대해 불안해하기 때문에 자리를 바꾸는 것도 싫어하고, 이는 매우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치매 대상자인 경우 진행에 따라 정신증이 일어 날 수 있다. 다 같이 하는 공동체 생활에서 돌발 행동을 하는 경우가 있다. 소리를 지르거나 주변의 물건을 보따리 싸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이러한 행동을 인지가 나쁘지 않은 대상자는 이해해주기 어렵다.
가장 이상적인 환경을 질환의 특성에 따라 공간을 분리하고 프로그램을 맞춰서 진행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관에서는 ‘치매전담실’이라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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