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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알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일본

정회주 일본지역연구자 승인 2022.04.01 10:45 | 최종 수정 2022.04.12 13:48 의견 0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기시다 내각의 대응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다. 즉,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와 더불어 우크라이나에 대한 예산지원 및 방탄복 등 비전투물품 지원활동에 대해서 어느정도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으며, 여론조사 결과는 다음과 같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관련 일본정부 대응 여론조사 결과

- NHK여론조사(3.11∼14일)
· 일본 정부의 대응 : 크게 평가한다(6%), 어느 정도 평가한다(52%), 거의 평가하지 않는다(27%), 전혀 평가하지 않는다(8%)
·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 : 타당하다(42%), 더욱 강화해야 한다(40%), 지나친 조치다(7%)

- 닛케이/TV도쿄 여론조사(3.25∼27일)
· 일본 정부의 대응 : 적절하다(44%), 더욱 강화해야 한다(41%), 너무 심하다(7%)

이러한 분위기를 이용하여 자민당 등 보수정치 세력들의 헌법개정 시도 및 자위대 군사력 증강 시도에 치중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국민 불안감이 확산(3.19일 마이니치 신문/사회조사연구센터의 여론조사: 강한 불안을 느낀다 46%, 어느정도 불안하다 41%)되는 등 응답자의 87%가 불안감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일본의 극우 보수정치 세력은 헌법개정과 적기지 공격, 자위대 전력증강 등의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보수파의 헌법개정 논리 및 적기지 공격론 주장

- 보수파의 헌법 9조 개정론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명백한 침략으로 일본도 이와같은 침략을 받지 않도록 조기에 헌법 9조를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
⇒ 우크라이나의 저항은 순수한 자위권 행사이므로 일본의 헌법9조 개정 사유는 무관
* 헌법 9조(1항:일본국민은 정의와 질서를 기조호 하는 국제평화를 성실하게 희구하며, 국권이 발동된 전쟁과 무력에 의한 위협 또는 무력의 행사는 국제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서는 영구히 이를 포기한다. 2항 : 전항의 목적을달성하기 위해 육해공군 그 외외의 전력은 보유하지 않는다. 국가 교전권은 인정하지 않는다.

- 적기지 공격론 : 전세계 국방력 5위, 핵무기 미보유 국가 중 국방력 세계 1위임에도 불구하고, 중·러·북의 극초음속미사일과 탄도미사일 대응이 제한되기 때문에 표면적으로는 전수방위를 유지하면서 공격수단 보완 및 적기지 공격에 대한 대체용어 사용

특히 3월 23일 제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일본 국회에서 온라인 연설을 했는데, 연설중에 ‘원전사고’ ‘사린’ ‘쯔나미’ 등 핵심 키워드를 사용했다. 러시아와의 북방영토 문제 및 후쿠시마 원전사고 등 말을 하지 않아도 알아듣는 일본 문화를 헤아린 연설이었다. 이번 연설을 계기로 기시다정권은 대내적으로 러시아 제재의 정당성을 확보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https://www.youtube.com/watch?v=OCZmOg8GLkg

한편, 일본정부는 대러 제재의 딜레마를 안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러시아와의 석유 · 천연가스 공급사업인 사할린 1,2 사업이다. 사할린1,2 사업이란 홋카이도 왓카나이시 북쪽에서 43km에 위치한 사할린에 약 3조 엔(약 30조 원)을 투자하여 석유·천연가스를 생산중인 계획이다. 이 사업은 1차 오일쇼크 이후 중동으로부터 의존도를 낮추고 지리적으로도 가까워 수송비용도 적게 든다는 장점과 일본도 안정적 에너지를 조달한다는 계획이었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영국의 쉘, 미국의 엑손 모빌이 차례 차례로 철수할 의향을 표명하였다.

미국과 유럽의 경제 제재는 강화되고 있지만, 일본의 사할린 사업은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일본이 사할린계획에서 철수하게 되면 이를 중국이 인수할 것이고 결과적으로는 일본 국익에 반한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 하기우다 경제산업대신은 “철수하는 것이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가 된다면 (이것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우리가 지금 걱정하는 것은 그 권익을 내놓았을 때 제3국이 즉각 그것을 취하고 러시아가 통증을 느끼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고 언급(3.8, 참의원 경제산업위원회)

또한 이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일본의 국제적 존재감 부각을 위한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3월 14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의 폭거는 새로운 국제질서 틀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일본)는 과거부터 거부권 행사는 최대한 자제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프랑스를 비롯한 개혁에 적극적인 국가들과도 협력하면서 안보리 개혁과 유엔개혁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라고 언급하였다. 일본은 상임이사국 진출을 기대하는 독일, 인도, 브라질 등 소위 G4 국가들과 함께 ‘상임이사국과 비상임이사국을 확대하여 안보리를 재편하자고 주장해 왔고, 3월 19일 기시다 총리의 인도 방문을 통해 이같은 움직임에 동력을 추가했다.

향후 일본 기시다 정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대외적으로는 유엔 상임이사국 진출 등 대외적 입지 강화를 추진하면서, 대내적으로는 국민 안보불안 심리를 이용해 참의원선거(7.10) 정국까지도 최대한 활용할 것이다. 또한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단기적으로는 원전 재가동, 장기적으로는 해외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활동(메탄 하이드레이트 실용화 등)등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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