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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알자] 일본정부, “라인(LINE) 지분을 팔아라”

정회주 전문위원 승인 2024.05.03 22:34 의견 0

‘라인(LINE)’은 2011년 6월 일본에서 서비스를 시작했고, 월간 이용자 수가 9,500만 명(2023년 6월 기준, 라인)에 달한다. 일본에서 라인이 독점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된 이유는 동일본대지진에서 비롯되었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전력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상태에서 통신 장비고장도 있었던 상황에서 지인들의 생사 확인을 위한 통신량이 평시의 50∼60배로 증가했다. 이에 대응해 통신사는 경찰과 소방 측의 통신 우선 사용을 위해 자체적으로 통신량을 최대 90%까지 규제하고 있었다.

이때만 해도 일본인들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따라서 통신량 규제로 전화 통화는 원활하지 못했지만, 스마트폰 사용자의 경우 ‘라인(LINE)’같은 SNS를 통하면 통신량 규제로 인해 통신이 지연되더라도 읽음(既読) 기능으로라도 안부 확인이 가능했다. 이후 스마트폰 보급률이 증가하면서 LINE 사용도 증가하게 된 것이다.

정보통신기기 세대별 보유률 추이(2022년 백서, 일본 총무성)


그런데 최근 일본 정부는 이례적으로 2회에 걸쳐 ‘라인(LINE)’에 대한 행정지도를 진행했고,‘라인(LINE)’ 측의 개선사항이 보이질 않음에 따라 한국 지분을 줄이라고 압박하고 있다. 일본 정부(총무성) 주장의 핵심은 ①정보 유출의 원인인 한국 네이버와 네트워크 완전분리, ②라인측이 네이버에 개발위탁업무를 축소·종료, ③네이버가 50% 출자중인 자본관계 개선을 조속히 실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한국의 상황으로 비유하면, “카카오톡 서버가 외국에 있거나, 해킹당해 개인정보가 유출당했다”며 회사의 지분을 팔라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일본 정부는 이런 특별한 조치를 하려는 걸까? 그 원인은 다음 3가지다.

첫째, ‘라인(LINE)’은 단지 메신저 서비스로 끝나지 았기 때문이다. 무료전화와 채팅 기능 외에도 아날로그 사회인 일본에서는 엄청난 디지털 인프라 역할을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라인페이(네이버페이)’다. 현금만 쓰던 일본 사회가 코로나19 사회를 거치면서 라인페이를 사용중이라는 것이다. 이 기능을 활용하면 한국인도 라인페이를 출금계좌로 설정해 놓으면 일본 여행 시 환전없이도 일본의 편의점에서 자유롭게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

둘째는 ‘라인(LINE)’을 활용해 지방자치단체 행정업무의 DX(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가 이루어 지고 있어서다. 한 온라인커뮤니케이션 회사의 경우, 유료 계약한 시정촌(지자체)이 200여 개가 넘어가는데, ①거주자의 속성과 요구에 따라 정보를 전달하는 세그먼트 배포, ②자주 묻는 질문에 자동으로 응답하는 챗봇, ③거주 지역에 따른 쓰레기 수거일의 정기 배포, ④방재 정보 발신, ⑤동사무소 혹은 시청 방문수속 예약, ⑥이벤트 및 이벤트 신청 접수 등 다양한 입주자 서비스의 디지털화에 ‘라인(LINE)’을 활용하고 있다.(출처 : 자치체 통신)

게다가 ‘라인(LINE)’은 스마트시티 추진 파트너 프로그램에서 ‘라인(LINE)’을 이용한 정보제공 및 공유, 상담의 장을 구축해 주는 공공서비스로도 사용중이며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구체적으로는 ①지진 등 재해정보 전파, ②각종 지자체 행정 서비스 전산화, ③이때 소요되는 경비 지급시 라인페이 활용 등이다. 전산화가 되지 않은 일본사회에 있어서 획기적인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밖에도 ①온라인 원격진료, ②학교교육, ③동사무소, 시청 등을 방문하지 않는 행정처리(대형 폐기물 신청 및 라인페이를 통한 지불 등), ④지역 내 교통정보(버스 도착시간 등), 생활정보 제공 등 스마트시티 구현을 위한 중요한 수단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츨처:https://linegov.com/)

마지막으로 라인을 이용한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툴의 실행이다. 코로나19 이후 업무 방식의 변화로 온라인을 활용한 대면과 비대면을 섞은 하이브리드 업무 방식 바람이 불면서 라인은 비즈니스 채팅 분야에서 확고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여기에 네이버웍스를 연결하면 기업 내부조직 뿐 아니라 비즈니스 파트너 등 외부 사용자와도 연결과 협업이 가능하다.

지금까지 설명한 상황을 종합해 보면 일본의 정부와 그를 옹위하는 극우 보수세력이 우려하는 점이 보인다. 한국 기업이 일본 사회의 인프라를 담당하는 것에 자존심이 상한 것이다. 또한 일본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블록체인기술을 활용한 분산형 어플리케이션 및 서비스인 웹(Web) 3.0을 일본기업에 의해 추진하고자 하려는 의도(경제산업성 경제산업정책국 산업자금과)와도 충돌한다.

Web3.0 구측 실증사업에 예산 요구자료(경산성)


또한 시기적으로 일본 정부의 ‘라인(LINE)’에 대한 조치는 수상한 점이 많다. 기시다 정권의 지지율 하락은 어제 오늘의 문제는 아니지만, ①아베 전 총리 사망 후 아베파 파벌이 정치자금 문제로 해체되었다. 이로 인해 사실상 강경 보수 정치세력의 외형상 해체와 구심점이 약화된 상황이다. 최근 3개 지역구에 대한 중의원 보궐선거에서 2개 선거구의 후보자도 내질 못하였을 뿐 아니라 보수의 성지라는 시마네에서조차 참패했다. 기시다 정권 뿐 아니라 자민당 지지율 하락은 물론 존립의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②여기에 추가해서 지난 2월 강제동원 피해자가 일본 기업으로부터 공탁금 6천만 원을 수령하기도 했다.

그러므로 지금 일본 자민당 보수세력이 보는 정국은 소위 강경 지원세력(콩크리트 지반)을 결집시켜야 할 시점인 것이다. ③게다가 이건 이런 시기가 되면 시선을 외부로 돌리는 자민당 정치의 전형적인 수법이다.

결론적으로 ‘라인(LINE)’을 운영하는 네이버가 일본 정부에 대해 성의있게 대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라인(LINE)’은 일본 뿐 아니라 태국, 대만 등에서 사용중인 글로벌 플랫폼이기 때문에 국익차원에서 우리 정부의 신중한 대처도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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