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메뉴

[일본을알자] ‘요와고시(弱腰)’를 벗어나기 위한 자위대의 선택

정회주 전문위원 승인 2024.10.14 11:22 의견 0

1. 선거를 앞둔 일본을 두고 중국과 러시아의 의도적인 군사 갈등 고조

9월 27일 자민당 총재 선거의 결과로 10월 1일 이시바 시게루 총재가 102대 총리로 취임했지만, 선거를 앞두고 중국과 러시아는 일본과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켰고, 일본도 역시 이에 대한 대응과 반발의 강도를 높였다.

실제로 9월 21일 일본은 소위 동지국으로 칭하는 AUKUS와의 회담으로 중국을 견제하며, 9월 24일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군사 지원을 약속하는 등 중․러 비난을 강화하기도 했다.

이보다 조금 앞선 9월 18일, 중국에서는 일본인 학교에 다니는 10세 남자 아동이 살해 당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불행한 사건이며 유감이라고 표명했지만, “유사 사건은 어느 나라에서도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類似の事件はいかなる国でも起きる可能性がある)”고 주장함에 따라 일본 국내에서는 ‘요와고시(弱腰: 저자세)’ 외교라는 비판을 받았다.

한편, 주목해야 할 건 이같은 갈등 고조보다 훨씬 먼저 중국과 러시아가 일본과의 의도적인 군사 갈등을 유도하였다는 사실이다.

2024년 8월 26일 중국 Y-9과 비행항적 (출처: 일본 방위성)

2024년 9월 23일 러시아 IL-38과 비행항적 (출처: 일본 방위성)


2. 중국과 러시아의 영공침범(일본측 주장) 사례

일본 방위성은 지난 8월 26일 중국의 정찰기 Y-9이 주일미군기지가 위치한 사세보기지로부터 170km 떨어진 나가사키현 단죠군토(男女群島)를 비행했고, 이때 단시간 영공 침범을 했다고 주장했다.

방위성은 이와는 별도로 9월 23일 러시아 IL-38 초계기가 3회에 걸쳐 홋카이도 레분도(礼文島) 인근 상공을 영공침범했다고 발표했는데, 일본 언론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초계기에 대한 경고성으로 플레어를 발사했다고 한다.

통상적으로 일본은 사안에 따라 방위성, 통합막료감부, 혹은 육해공 자위대 홈페이지를 통해 중국 및 러시아의 군사 갈등 사안을 게재하지만, 영공침범과 같은 중대사안은 방위성 홈페이지에 게재한다. 이번 사안도 방위성의 홈페이지에 바로 게재되였다.

일본 왓카나이(稚内) 레이더 및 신호정보 수집시설

3. 의도적인 영향력 공작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같은 항로를 반복적으로 비행한 것으로 보아 전문가가 아닌 평범한 일반인들이 보더라도 군사적 목적을 가진 의도성이 농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주목할 점은 이들이 비행한 지역이다. 중국은 주일미군기지 인근 170Km를 비행했고, 러시아는 방위성 직할 왓카나이 레이더 및 신호정보수집 시설 인근을 비행했다는 것이다. 즉, 중국은 일본과 미국을 의식한 반면, 러시아는 일본의 수집부대를 견제한 것인데,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중국이 타이완과 전쟁이 발발하면, 주일미군으로 인해 일본도 자연스럽게 전쟁에 빠지게 된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다.

사실 ①일본 해상자위대가 그동안 지켜오던 전수방위를 넘어 남중국해에서 초계 및 훈련 활동을 하거나, ②지난 7월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스즈쯔키(すずつき)’의 중국 영해침범 사건이 발생함에 따라, ③중국도 탄도미사일 발사실험을 하였고, ④일본 해상자위대도 최초로 타이완 해협을 통과하는 등의 무력시위를 통해 서로 지지 않으려는 듯한 양상으로 군사적 위기를 고조시켜 왔다.

하지만 일본과 중국 모두 본심은 무력충돌을 원치 않기 때문에 상호 위협만 고조시킬 것으로 보이며, 이같은 고조된 위협 뒤에는 일본의 정권교체를 계기로 숨겨진 외교 채널 (Hidden Diplomatic Channels)을 이용한 새로운 교섭이 시도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시사N라이프> 출처와 url을 동시 표기할 경우에만 재배포를 허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