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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알자] 일본 공무원을 움직인 북한 미사일과 우크라이나 침공

정회주 일본지역전문가 승인 2022.06.07 13:32 의견 0

최근 일본에서는 핵 대피소(核シェルター) 보급률 관련 논란이 있었다. 일본 방송에 의하면 연간 12∼13건에 불과한 핵 대피소에 관한 주문이 우크라이나 침공 1개월 된 시점에서 평소 대비 8∼10배 증가했다고 한다. (情報ライブ ミヤネ屋, 2022년 4월 7일)

여기서 정보의 출처인 일본의 ‘핵쉘터보급협회’가 작성한 국가별 구비율을 보면 일본은 0.02%에 불과한 반면, 한국은 323.2%이었다. 확실히 서울시 지하대피시설을 확인해 보니 서울시는 약 3,224여 개소 2,602만여 ㎡의 대피시설을 확보 중이며, 4인이 대피할 수 있는 3.3㎡를 기준으로 환산할 경우, 모든 서울 시민이 대피하기 위한 면적의 326.6%를 구비하고 있어 충분한 상태라 한다. 대피시설로서는 지하역사, 빌딩, 터널, 아파트 주차장 등 지하공간을 활용하고 있다고 하는데, 한 가지 의문은 일본의 경우 오히려 지진 등으로 인해 방재 대피시설이 한국보다 잘되어 있을 것이기에 어딘지 수치가 이상하다는 의심이 들었다.

(출처: 서울시)

(정회주 제공)


살펴본 결과, 2020년 4월 시점에서 일본 전국 약 9만 4,000여 개의 시설 중 지하시설은 1,127개 이었지만 지하역사는 없었다. 지난 5월 27일 도쿄도는 105개 지하역사 및 4개 지하도를 긴급 일시 피난시설로 지정하였고, 이 긴급 일시 피난시설 설정 기준은 미사일 공격 등의 폭풍 등으로부터 직접적 피해를 경감하기 위한 일시적(1∼2시간 정도) 피난시설로 기존 콘크리트 등의 견고한 건축물과 지하시설(지하도, 지하역사 등)을 포함하였다.

이제까지 일본에서는 2005년 5월 20일의 참의원 예산위원회의 일본에서도 핵 쉘터를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국민적 합의를 얻을 수 있을지 상당히 어려운 문제"라는 고이즈미 당시 총리의 답변과 2017년 9월 5일 중의원 외무위원회의 "쉘터 혹은 방위시스템 도입과 같은 국민보호 관점에 대해서는 역시 관계부처 전체가 통합해서 검토해 나간다"라는 사토 외무부대신(당시)의 답변에서도 알 수 있듯이 논의가 거의 진전되지 못했다.

놀랍게도 일본 공무원들이 이처럼 빠르게 움직인 것은 우크라이나 침공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시에는 제작회사로의 문의가 평소보다 100배 이상 증가한다(空間デザインエイト)는 국민들의 관심 때문인 것으로 보여진다. 즉, 지난 코로나19 통계종합 때 거액의 프로그램 개발을 해놓고서도 팩스를 이용했던 경직된 업무를 하는 일본 공무원들이 우크라이나 침공과 북한 미사일 발사에는 재빨리 움직일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 경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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