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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분권_이야기(08)] 그렇다면 왜 지방자치단체가 필요할까요?

1부: 21세기 지방분권 #05

조연호 전문위원 승인 2022.08.18 18:56 | 최종 수정 2022.08.18 18:57 의견 0


그렇다면 왜 지방자치단체가 필요할까요?

우선, 사회가 복잡해졌습니다. 일단, 세대차이가 과거와 비교할 때 심합니다(단순히 연령으로 세대를 나누지 않고, 특정 기술(인터넷 등), 특별한 이슈 등도 세대를 구별하는 기준이 됐습니다). 세대 갈등의 유형도 다양하고 그 골도 깊습니다.

남녀문제도 불거졌습니다. 주로 남녀평등과 관련한 이슈입니다. 아울러 다문화 사회가 진행되다 보니, 사회 구성원이 다양화 됐습니다. 쉽게 말해서 한민족만 살아가는 대한민국이 아니라는 의미죠.

과거의 중앙정부는 지금과 비교할 때 크게 다르지 않은 국민을 대상으로 정책을 펼쳤기 때문에 각 지역의 현안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더라도 정책을 추진하는데 무리가 없었을지 모릅니다. 지방에서도 중앙정부에서 실행하는 정책에 대해서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고 반대 목소리도 크지 않았으니까요.

게다가 당시는 무소불위(無所不爲)의 권력이 존재했던 시절이었습니다. 아울러 우리 사회자체의 성장과 발전도 빠른 편이 아니어서 지역이 다를 뿐이지 차이점이 부각됐던 시기도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그렇지 않습니다. 세대가 세분화됐고, 지역의 특색이 과거 어떤 시대보다 두드러지는 시대입니다. 차별성이 없다면, 다른 지역과 차별 점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는 시대입니다.

필자는 '균형발전 우수사례 발간 10주년'을 기념해 과거의 우수사례를 추적해 현재의 모습과 진행상황을 재조명하는 특별한 책자 제작에 참여한 바 있습니다. 당시 취재과정에서 만났던 남양주시장은 ‘로컬택트’를 추진하면서 지역의 차별성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적극성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면, 지방자치제도는 중앙정부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고 지역의 장점을 발견・개발해서 지방이 발전하는 데 유용(有用)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사회가 복잡해진 것만큼 다양성이 추구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대체로 비슷한 인생의 루트가 있었고, 다양성을 추구하기보다는 통일성을 추구했습니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라는 말이 있듯이 튀지 말라는 의미로 자주 사용됐습니다. 그 시절에는 지역적 특색을 드러나게 하는 게 더 낫다고 하기도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다릅니다. 각 지방의 특성을 반영한 다양성이 통일성보다 중요해졌습니다.

이를 조금 쉽게 설명해 보겠습니다. 현재 청소년들이 학교 혹은 학원을 마치고 나서 집으로 들어섭니다. 현관을 지나 신발을 벗고 눈을 들어 보면, 거실이 보입니다. 그리고 다른 방에 드나들 수 있는 방문이 보일 것입니다.

과거에는 방문이 있더라도 각자가 뭘 하고 있는지 쉽게 알 수 있었습니다. 학생이라면 공부를 했을 것이고, 성인은 라디오를 듣거나 독서를 하다가 잠을 잤습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다양한 디지털 기기가 있어서 방에서 뭘 할지 쉽게 추측하기 힘듭니다. 세대에 따라서 즐기는 콘텐츠도 다르고, 활용 능력도 천차만별입니다.

필자의 가정도 그렇습니다. 저는 노트북으로 일을 하고, 딸들은 태블릿으로 유튜브를 봅니다. 어머니는 방에서 TV를 보시고요. 넓지 않은 공간에서 함께 살아가지만, 모두 다른 일을 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리모콘을 가진 자가 집 안의 권력자였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리모콘에 연연하는 세대는 조부모 세대뿐입니다. 가족 구성원 모두 자기만의 핵심키를 가지고 있고요. 다시 말해서 과거에는 하나의 리모콘을 중심으로 가족이 모였다면, 이제는 그럴 수 없다는 것이죠.

이 말을 현재 국가 권력에 적용해 보면, 각 지방마다의 치트키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그 키를 중심으로 개발하고 발전해야 한다 것이고요. 가정에서도 각자 방에서 하는 일 – 공부, 개발, 취미 등 - 이 잘 될 때, 화목한 가정이 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역만의 특성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발전하려는 의지가 있어야 국가가 발전하는 데 유익할 것입니다.

함께 생각해 봅시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있습니다. 이 중에서 우리 현실에 더 가깝게 느껴지는 권력기관은 어디인가요? 혹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아울러 앞으로 더 큰 권력을 가져야 할 기관을 생각해 보고, 그 이유를 나눠봅시다.
우리 지역을 다른 지역과 비교했을 때 두드러지는 점을 찾아보고, 어떻게 개발・발전시켜야 할지 생각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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