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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은 있으나 견제가 없다

조연호 작가의 <한국 교회가 살아야 한국이 산다> (27)

조연호 작가 승인 2019.07.12 11:24 의견 0

◇교회 카르텔

현재 생존한 원로목사들(조용기 목사, 김홍도 목사 등) 세대에 초대형교회가 등장했는데, 한국 교회에서 목회자의 능력은 교회 성장 동력의 핵심이었다. 그리고 그 능력이 교회의 지분이 됐다. 교회는 하나님의 것이라는 기본적인 메시지는 한낱 성경 속의 고어(古語)로만 존재했고, 실재는 창립자들을 중심으로 교회의 대소사를 결정했다.

교회 내에 카르텔이 형성돼서 독재 혹은, 과두체제 시스템으로 교회를 운영했다. 교회의 많은 일들은 당회에서 결정하기 때문에 소수가 차지하는 권력은 당연히 무소불위(無所不爲)의 권력이 될 수밖에 없었고, 더 시간이 지나면 권력을 견제하기 보다는. 오히려 그 권력에 기생하기 위해서 유난을 떠는 자들이 더 많이 나타났다.

대표적인 예가 장로 선거다. 장로 선거는 금권선거가 된 지 오래다(물론, 일반적인 교회에서는 그렇지 않다). 선거 기간에 돈을 쓰지 않더라고 피택되고 나면, 감사 헌금을 내는 것이 관례이다.

이러한 부분은 대형교회만의 일이 아니라 성도가 100명이 채 되지 않는 교회에서도 비일비재하게 벌어지는 일이다. 오히려 소수의 성도로 구성된 교회는 당회 자체가 없어서 목사 마음대로 교회를 운영하기도 한다. 사실, 나머지 성도가 교회 운영 자체에 관심이 없기에 목사가 알아서 해야 하는 상황이 대부분이다.

◇권위는 있으나 책임은 없다

교회 조직은 피라미드 구조인데, 현재 한국 대기업의 형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창립자가 대부분 경영권을 갖고서 그들 마음대로 경영하는 것이 교회와 유사하고, 다른 점이 있다면 기업은 실패에 대한 책임을 당사자들이 지는데(물론 꼬리 자르기가 대부분이다), 교회는 하늘의 뜻으로 돌린다는 점이다.

수년 전에 한 언론매체에서 판교에 위치한 교회의 목사들을 인터뷰해서 기사로 낸 적이 있다. 판교의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자, 교회가 교회부지를 매입하고 큰 교회를 건축해서 운영하기 시작했는데, 문제는 교회가 감당할 수준에 맞게 건축한 것이 아니라 무리하게 확대 건축했다는 것이었다.

인상 깊은 인터뷰 내용은 두 가지였는데, 하나는 큰 액수를 대출해서 교회를 지었지만, 헌금이 계획한 대로 모이지 않는 상황에서 간신히 교회의 부도를 막고 버티는 교회 목사가 했던 말은

“하나님께서 아직 견딜수 있는 힘을 주신 것 같다.”

라고 대답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은행권에 교회가 넘어가는 현실을 지켜보면서

“하나님께서 여기까지 인도하신 것 같다.”

라고 대답한 것이다. 둘 다 인간의 욕심에서 비롯한 것인데, 어째서 그 책임은 하나님께 돌리는 것일까? 마치, 창립자들의 절대 권한을 하늘에서 내려주는 듯이 말한다. 그리고 이러한 목사의 언행을 보고도 성도들은 비판하기보다는 어느 순간 수긍한다.

비판자가 없기에 목회자를 비롯한 소수의 권력층은 무소불위의 힘을 휘두르고, 나머지 성도는 권위에 도전하기보다는 복종하고, 더 나아가서는 권력층에 합류하기 위해서 애쓰게 된다. 그리고 혹, 그 권위에 순종하지 않는 개인이 있어서 저항한다면, 공동체를 위해(危害)할 수 있다고 하여 쫓아낸다.